산업 바이오

[제약회사 CEO 릴레이 인터뷰]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

"항궤양제등 세계서 통할 치료제 만들것"<br>진통제등 신약 후보물질 임상시험… 곧 성과 기대<br>해외매출 비중 50%이상 확대·3년내 매출 1兆 달성<br>대표브랜드 우루사, 여성·수험생용으로 다양화


간기능 개선제 '우루사'로 친숙한 대웅제약은 2008 회계연도(2008.4~2009.3)에 매출 5,500억원 달성이 예상되는 국내 3위권 제약회사다. 영업력이 뛰어나 다국적제약사로부터 '함께 일하고 싶은 제약회사'로 손꼽힌다. 대웅제약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초대형 위궤양치료제 '넥시움' 공동판매 제휴를 맺었고 이달 초 국내 출시된 미국 머크사의 당뇨병 신약 '자누비아' 판매도 맡았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블록버스터로 키운 제품 중 자체개발 신약이 없는 것은 늘 아쉬움이었다. 대웅제약이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을 지낸 이종욱(59ㆍ사진) 박사를 지난 2006년 사장으로 전격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사장은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항궤양제,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항체치료제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며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해외지사를 늘리고 최대한 빨리 해외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사장과의 일문일답. -EGF외용액 이후 신약개발 소식이 잠잠하다. 유력한 신약후보물질은 어떤 것들이 있나. ▦대웅제약이 규모에 비해 신약개발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현재 차세대 항궤양제,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두경부암치료제, 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신약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2001년 국산 2호 신약 승인을 받은 EGF외용액은 암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게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3상을 진행 중이다. 항암제나 방사선치료 때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점막궤양을 억제해 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다.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로 개발 중인 진통제 신약후보물질(DWP05195)은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했다. 신경세포의 통증 인식작용만을 선택적으로 차단,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진통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제품으로 키우기 위해 다국적제약사와 공동개발 할 방침이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적절한 치료약물이 없어 약효가 떨어지고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일으키는 간질ㆍ우울증 치료제 등으로 치료하고 있다. -개발 중인 항궤양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 등 항궤양제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프로톤펌프저해제(PPI) 계열보다 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은 2세대 PPI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가역적인 프로톤펌프저해제(APA)'로 부르기도 한다. APA계열 약물은 위장에서 위산을 만들어내는 효소를 억제한다. 근본 원리는 PPI계열 약물과 같지만 효소의 특정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작용, 효과가 빠르고 지속시간이 짧아 무산증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머잖아 임상시험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다. 제품화될 경우 1970년대를 대표하는 위궤양치료제 '타가메트' , 80년대 '잔탁', 90년대 '로섹' 및 '넥시움'의 뒤를 잇는 블록버스터 항궤양제 신약이 될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사장 부임 후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국제경쟁력 강화다. 인구 800만명에 불과한 스위스의 거대 다국적제약사인 노바티스와 로슈의 연 매출을 합치면 60조원이나 된다. 매출의 90%는 해외에서 올린다. 일본 1위 제약사인 다케다도 해외 매출비중이 50%에 달한다. 대웅제약이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려면 빠른 시일 안에 해외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해외거점 전략을 활발히 펼쳐야 한다. 현재 중국 베이징과 인도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 연구소는 연구력을 인정받은 연구실장급을 파견하고 현지인도 고용, 제형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원료공장, 필리핀ㆍ태국ㆍ베트남 등 해외지사도 갖추고 있다. 향후 유럽ㆍ미국시장에 진출할 때 이 지역의 글로벌 인재들이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4년간 꾸준히 해외법인에 투자, 매출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해외제품 수입판매(라이선스 인)에 너무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웅제약의 영업력ㆍ마케팅력이 우수하다 보니 많은 다국적제약사들이 파트너로 선호, 오리지널 제품 공동 프로모션을 많이 한다. 대웅제약은 연 매출 1억원에 불과하던 치매치료제 '글리아티린'을 400억원 대로 키웠고 일본에서 도입한 고혈압약 '올메텍'의 매출도 지난해 730억원, 올해 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가 팔겠다고 매달리는 게 아니라 파트너쪽에서 먼저 팔아달라고 제의하기 때문에 좋은 조건으로 계약, 이익도 많이 낸다. 이를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고 좋은 신약을 많이 판 경험은 자체개발 신약 마케팅에도 도움이 된다. -일반의약품 대표 제품인 '우루사' 육성계획은. ▦우루사는 대웅제약의 얼굴이므로 대표 브랜드로 키워갈 것이다. 우선 브랜드 이미지를 다양화하는 데 주력하겠다. 우루사는 남성적인 곰 이미지가 강해 남성 간 관리제나 숙취해소제로 인식되고 있다. 엄마ㆍ아기 곰을 모델로 한 제품, 비타민 성분을 강화한 종합영양제, 여성ㆍ수험생용 우루사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매출 1조원 달성은 언제쯤 가능한가. ▦지금 같은 성장세라면 3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해외 신약 도입 등이 있다면 더 빨라질 수도 있다. 3월 결산법인이라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2008년 회계연도 매출은 5,500억원에 이를 것이다. 내년에는 12~15% 성장을 기대한다. '신약개발 1세대'… 연구소장 출신 CEO ● 이종욱 사장은 이종욱 사장은 서울대 약대 동기인 동아제약 김원배 사장과 함께 '신약개발 1세대'로 통한다. 연구소장 출신으로 제약사 경영을 하고 있는 점도 같다. 연구소장 출신 최고경영자(CEO) 답게 이 사장은 인터뷰 도중 기자에게 대웅제약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약물들의 난해한 작용기전을 그림을 그려가며 즉석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차분한 성격이지만 어떤 연구자의 성과가 신문에 보도되면 공동개발연구를 위해 개발담당자에게 즉각 접촉을 지시하는 등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신약개발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요즘 유력 후보물질 발굴과 해외 신약 도입ㆍ선별과정에서 이 사장의 안목은 빛을 발한다. 이 사장은 향후 유망 분야로 바이오 의약품을 꼽았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향후 3년간 바이오 분야에 100억원을 투자, 오는 2015년까지 글로벌 항체치료제 2~3개를 제품화한다는 목표다. 이 사장이 연구개발 못잖게 강조하는 것은 C&D(Connection & Developmentㆍ결합개발). 그는 "신약개발은 얼마나 좋은 후보물질을 선별해 내느냐가 관건인데 우수한 신약후보물질이나 연구개발 역량을 가진 회사와 협력하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국내 기초연구 수준이 높아진 만큼 바이오업계ㆍ학계와 적극 협력하는 C&D 전략을 구사해 신약개발 효율을 높이고 복제약도 부가가치가 높은 개량신약 위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지난 9월 오스코텍ㆍ엘컴사이언스와 관절염ㆍ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략적제휴를 체결했으며 지난달 메디프론과 치매치료제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총 매출액의 7.8%(475억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약력 ▦1949년 서울생 ▦서울고 ▦서울대 약학과(약학박사) ▦1974년 유한양행 입사 ▦1991년 유한양행 연구소장 ▦2003년 유한화학 사장 ▦2006년 대웅제약 사장 ▦'1999 기술경영인상(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2001 이달의 과학자상(과학기술부)', '2001 특허기술상(특허청)'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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