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英 헤지펀드 파운드貨 하락에 베팅

"달러대비 최대 30% 떨어진다" 맨그룹등 대규모 투자로 수익 '짭짤'


영국의 대형 헤지펀드들이 자국 화폐인 파운드화 하락에 대거 베팅하고 있다. 일찌감치 투자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은 벌써 파운드화 급락에 따른 수익이 상당한 규모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헤지펀드인 맨그룹, 윈턴 캐피탈, 블루크레스트가 올해 들어 파운드화 약세에 거액을 투자했으며 이미 대규모 거래로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들이 투자한 액수와 수익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3개 헤지펀드의 운용자금이 370억 파운드(약 5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주요 투자 수단이 통화 움직임과 관련된 투자인 점을 감안할 때 파운드화 하락에 베팅한 규모가 최소 수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수익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맨그룹의 대표 펀드인 운용규모 210억 달러의 AHL 관계자는 파운드화 하락에 베팅한 투자가 올해 들어 맨그룹에서 2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파운드화의 하락 전망은 영국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부터. 올들어 파운드는 이미 미국 달러대비 8.6% 하락했다. 올해 고점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9.2%에 이른다. 파운드화는 지난 26일 파운드당 1.4898달러에 거래됐다. 파운드화의 급락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영국의 위상이 추락했기 때문. 특히 영국 정부가 금융위기 이후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한 곳에만 455억 파운드(약 7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금융권 구제를 위해 수천억 달러를 쏟아 부으면서 영국의 재정적자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영국의 공공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8.7%에 달했다. 영국 정부는 올해 공공부채가 1,670억 파운드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 GDP 대비 11.8%에 이르는 것으로, 유로존의 권고치(3%)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영국의 재정적자는 내년에도 11.1%를 기록할 전망이다. 영국의 경제 성장률도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올 경제 성장률은 1~1.5%정도, 내년 경제성장률도 3~3.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의 무차별 차입으로 인해 개인들도 빚더미에 앉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 173%로 미국(140%), 일본(110%)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은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파운드화가 최대 30%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자산 운용사 투르칸 코넬은 이달 초"영국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으로 인해 파운드 표시 자산에 대한 투매 심리가 자극될 경우 영국 파운드화가 달러대비 20~3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스위스 은행 UBS도 지난달 파운드의 환율이 1980년대 저점인 파운드당 1.0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영국의 정치 리스크도 한 몫하고 있다. 5월에 열릴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현 집권 노동당과 보수당 중 어느 쪽이 승리를 거둘 지 불확실하다. 이로 인해 차기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갖기 힘들어 재정적자 감축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럽 최대 헤지펀드 브레반 하워드는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오는 총선에서 확실한 다수당이 없을 경우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재정정책 집행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보수당이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는 여론조사는 파운드화 약세를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