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중일 바둑영웅전] 죽을 말이 아니다

좌변이 모두 백의 집이 된다면 백승이다. 그러므로 흑도 참고도의 흑1로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백2로 집굳히기에 나 서면 정말로 좌변이 모두 백의 집이 될 것이다. 루이느 87로 감연히 뒤어들었다. 백88은 잡자는 수. 90역시 잡자는 수. 90을 보고 검코실의 서봉수 9단이 껄껄웃었다. 18급 하수 같은 수법이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윤기현9단이 정색을 하고 말 했다. "웃을 일이 아니야. 아직은 흑이 꼭 산다는 보장이 없어" "무슨 얘깁니까. 이게 어디 죽을 말인가요" "죽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 이때까지만 해도 이 흑대마가 정말로 잡힌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 다. 윤기현 9단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이 흑대마는 살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대마는 돌의 수효가 32개로 뚱뚱하게 불어난 채 정말로 잡히는불상사가 일어나게 된다. 그 과정은 어떤 스릴러 영화보다도 짜릿짜릿했으며 조훈현은 또 한번 전세 계의 바둑팬들에게 박수갈 채를 받게 된다. /노승일·바둑평론가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