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솔루션 부재의 정부

‘물가급등, 전세파동, 구제역 2차 오염 우려, 이슬람채권법 논란, 과학비즈니스벨트 및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 갈등….’ 별 고민 없이도 꼽을 수 있는 집권 4년 차의 이명박 정부에게 닥쳐 있는 과제다. 하나하나가 워낙 굵직한 문제들이라 해법마련도 쉽지 않다. “사면초가의 상황에 부닥친 느낌이다”는 정부 고위 관료의 고백도 이해는 간다. 그래서일까. 최근 정부가 내 놓은 해법이라는 게 무리수를 두거나, 미봉책에 머무르고 있다는 인상도 준다. 물가안정 대책만 해도 그렇다. 금리인상 등의 선제적인 거시정책수단을 실기한 이후 정부합동비상물가대책반을 가동해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물가는 되려 보란 듯이 상승을 멈추지 않고 있다. 급기야 시장의 팔을 비틀어서라도 물가를 안정시키려다 보니 ‘협조 하지 않으면 세무조사를 할 수도 있다’는 공문을 버젓이 보내는 부처도 등장했다. 전세대란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관련장관은 “모르는 소리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가 최근에야 부랴부랴 몇 가지의 대책을 내 놓았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아무런 미동도 없다. 구제역 2차 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내 놓은 방안들은 또 어떤가. 가축 매몰지역에 상수도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날, 곧바로 국회 등에서는 책정된 예산이 부족하고, 상수도 매설 방식이 ‘간이 상수도’이어서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부터 나왔다. 여기에 이슬람채권(수쿠크)법 제정은 특정종교의 조직적인 반발과 4월 재ㆍ보궐 선거를 우려해서인지 해법 찾는 것을 사실상 중단했다. 과학벨트나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 등도 솔루션을 찾지 못한 채 그저 정무적인 판단에서 셈을 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로서는 물론 억울할 수도 있다. 지난 3년간, 쉼 없이 뛰어왔고 국제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침체에서도 지난해는 6% 이상의 성장을 달성했으니 말이다. 국민의 변덕에 질릴 만도 하다. 하지만 국민이 기댈 곳은 정부뿐이다. 그래서 항상 일 잘하는 정부를 기대한다. 선거에서 표를 주고 당선시킨 것도 그런 까닭이다. 동시에 정부 역시 기댈 곳은 국민뿐이다. 정치적 셈법을 거둬내고, 국가운영 차원에서 해법을 제시할 때, 집권 5년 차에서도 ‘레임덕’은 없지 않겠는가.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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