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정권이 '엔고(高)' 불개입을 선언했다. 일본 새 정부의 재무상으로 내정된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민주당 고문은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수출부양을 위해 엔화를 약화시키는 것은 옳지 않으며 원칙적으로 정부 개입을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국가들이 계속 환율을 평가절하한다면 다른 국가들도 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해 뒤따를 것"이라며 "환율에 관한 규칙이 있으며 우리는 이를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민주당이 '엔고 용인'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하토야마 민주당 정권이 16일 공식 출범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토야마 대표는 이날 열리는 특별국회에서 투표를 통해 제93대 일본 총리로 선출되며 이를 기점으로 새 정부가 공식적으로 닻을 올린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에 앞서 민주당 중의원ㆍ참의원 총회를 열어 각료인선 결과를 보고했다. 신설 부총리급 부처인 국가전략국 담당상에는 간 나오토(管直人) 대표대행이 선임됐으며 외교상에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 관방상에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당 대표 비서실장, 재무상에 후지이 히로히사 당 최고고문, 경제산업상에 나오시마 마사유키(直嶋正行) 정조회장을 각각 인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민주당의 새 간사장에는 8ㆍ30총선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오자와 이치로(小澤一朗) 대표대행이 선임됐다.
하토야마는 총리에 취임한 뒤 오는 24일부터 미국 뉴욕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와 주요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하는 등 본격적인 정상외교의 시동을 건다. 이어 10월 초순에는 중국에서 열리는 한국ㆍ중국ㆍ일본 3개국 정상회의에 참석, 아시아공동체 구성을 위한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