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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연금·글로벌·온라인이 금융시장 새흐름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자본시장이나 은행산업을 보면 불과 20여년 만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선두 자리도 엎치락뒤치락했다. 앞으로는 또 다른 환경이 전개될 것이며 여기에 적응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오늘의 승자와 패자가 내일은 뒤바뀔 수도 있다. 환경 변화를 이끌 세 가지 요인은 고령화, 경제의 장기 저성장, 금융기술의 발전이다. 이런 환경 변화가 초래하는 금융시장의 키워드는 연금·글로벌·온라인이다.

첫째, 고령화가 심화되면 연금 사회가 도래한다. 근로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에 비해 연금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비중이 늘어난다. 실제로 25~54세 연령 대비 55세 이상 연령의 비중은 현재 50%이지만 15년 후에는 100%까지 증가한다. 과거에는 은행이 월급통장을 유치하러 다녔지만 이제는 연금통장을 유치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


자금은 연금이라는 채널을 통해 흐른다. 국민연금뿐 아니라 퇴직연금·개인연금·변액연금 등으로 돈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은 지금부터 10년 동안 약 300조원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치즈가 연금자산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연금자산을 잘 관리하고 운용하는 금융기관이 미래의 승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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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우리나라는 장기 저성장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이익이 좋고 실업이 낮은 상태에서의 저성장은 좋지만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수요가 부족한 저성장은 침체라고 봐야 한다. 일본과 대만의 25년 동안의 주가를 보면 경제 구조가 비슷한 우리나라도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글로벌로 분산해놓아야 한다.

고객의 자산을 글로벌로 분산한 기관과 그렇지 않은 기관의 차이는 10년 정도 지나면 드러난다. 그러나 그때 글로벌로 방향을 전환하기는 늦는다. 고객의 자산을 글로벌로 분산하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꾸준한 준비가 필요하다. 상품 라인업이 돼야 하고 상품의 장기수익률이 좋아야 하며 글로벌 상품을 관리해줄 인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전혀 빠르지 않다.

마지막으로 금융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금융에서 온라인화가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 주식을 온라인으로 매매하던 정도가 아니라 소액 결제, 소액 대출, 펀드와 보험 판매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하던 금융기관은 온라인과 대면 채널 두 부분에서 각각 차별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온라인 흐름은 초기에 잠깐 늦출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흐름을 거스르기 어렵다.

앞으로 금융기관은 연금(Pension)·글로벌(Global)·온라인(On-line), 즉 P.G.O에서 경쟁력을 갖는 자가 중원을 지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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