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극심했던 국제 곡물가격 급등세가 다음달부터 국내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분·우유 등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14일 “6월부터 시작된 밀가루, 옥수수,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 상승의 여파가 4~7개월의 가공·유통 기간을 거쳐 다음달부터 밀가루를 시작으로 국내 소비재 제조 시장에도 상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밀가루 원료인 원맥은 부셸당 8.80달러로 지난 2년 이후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에 비해 4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가격 압박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애그플레이션(농산물가격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이 본격화하는 11월부터 예상되는 가격 상승률을 내년 1분기까지 ▦밀가루 30.8% ▦전분 16.3% ▦유지류 11.2% ▦사료 10.2%를 제시했다.
식품·유통업체들은 국제 곡물을 재료로 하는 식용유, 두부, 국수, 빵 등의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인상 영향이 본격화하는 연말이 되면 업체들이 굉장히 힘들어진다”며 “때에 가격에 인상을 못 해 적자를 보는 업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유업계 관계자도 “사료값이 오르면 농가에서 이를 반영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우유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유통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자체 브랜드(PB) 상품 역시 원료 인상으로 인한 가격 압박을 피할 수 없다"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PB상품까지 가격이 오르면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소는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두부(5.7%), 장류(2.6%), 우유(1.7%) 등의 가격이 집중적으로 오르며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상승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