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프로그램 매매] 주가 웃고 울리고

미리 정해진 방식에 따라 여러 종목의 주식을 한꺼번에 사들이는 「프로그램 매매」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특히 증시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버린 선물거래와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는 태풍의 눈이다. 선물거래와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 즉 차익거래가 최근 각광을 받으면서 하루하루 장세가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했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주가지수가 80포인트 이상 폭락한 것도 따지고 보면 프로그램 주식매도가 대량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관투자가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도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로그램 매매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서는 최근의 장세흐름을 제대로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매매란 무엇인가=프로그램 매매는 말 그대로 정해진 프로그램(미리 짜인 계획)대로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이다. 정상거래와 차이가 있다면 종목을 여러개 구성해서 한꺼번에 정해진 수량만큼 사들인다는 점. 증권거래소는 증권사의 한 계좌에서 15개 이상의 종목을 한꺼번에 사들일 경우 일단 프로그램 매매로 간주하고 신고토록 하고 있다. 또 매매종목이 몇 종목 되지 않더라도 선물과 연계한 매매일 경우 역시 프로그램 매매로 분류된다. ★그림참조 증권사가 프로그램 매매를 실시하는 목적은 여러 우량종목을 한꺼번에 사들이고 싶다거나 아니면 선물가격간의 차이를 이용해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어떤 절차를 통해 이뤄지나=증권사는 프로그램 매매를 위해 우선 구성종목, 즉 바스켓을 선정한다. 고려되는 종목은 삼성전자·포항제철·한국전력 같은 시가비중이 높은 우량종목들이다. 대개 20~30종목으로 이루어진 종목선정이 끝나면 매매시간대를 정해 집중적으로 매수나 매도주문을 낸다. 선물과 연계된 매매는 차익거래, 선물과 연계가 없는 거래는 비차익거래라고 한다. 차익거래의 대표적인 형태는 매수차익거래로 선물가격이 KOSPI 200지수보다 과다하게 높게 형성됐을 때 고평가된 선물을 팔고 KOSPI 200지수의 주요 구성종목 주식을 사는 경우를 말한다. 선물가격과 KOSPI 200지수의 차이를 시장 베이시스라고 하며 시장 베이시스가 확대될 때 차익거래가 일어난다. 증권거래소는 이를 통해 개별 증권사의 프로그램 매매규모(차익 및 비차익거래)를 집계한 후 이를 매일 공시, 투자자가 알 수 있도록 한다. ◇주식시장에 왜 중요한가=프로그램 매매는 언젠가는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반대매매를 수반한다. 특히 선물과 연계한 차익매수거래의 경우 선물가격이 내리고 현물가격이 올라 시장 베이시스가 갑자기 축소되면 사놓은 현물주식 물량이 매물로 돌변하기도 한다. 지난 22일 주가지수가 30포인트 이상 하락했을 때 선물이 현물지수에 바짝 다가서자 선물고평가를 이용해 사들였던 주식 1,000억원어치가 한꺼번에 매물로 나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증권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매의 70% 가량이 선물과 연계된 물량』이라며 『현물 KOSPI 200지수와 선물가격간의 차이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처럼 주식거래량이 2억주로 대폭 줄어들었을 경우에는 불과 수백억원의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흐름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충고다. 【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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