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광석의 따뜻한 감동 관객에게 전달 됐으면"

■ 뮤지컬 '디셈버'로 새 도전 나선 김우택 뉴(NEW) 사장<br>미발표곡 '12월' 등 담은 탄생 50주년 뮤지컬 제작<br>초짜라서 겁도 없이 도전… 어떤 장르 선택하더라도 사회와 소통이 가장 중요


"문화는 한 시대의 담론을 가지고 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작업인 것 같아요. 영화·음악·공연 중 어떤 매체를 선택하든 소통하는 기쁨이 컸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소통이 가능하면 긍정적이고 따뜻하면서 사람의 이야기, 상식의 이야기, 정의의 이야기 등 단순하지만 중요한 가치를 담았으면 해요."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뮤지컬 '디셈버'의 막을 올리며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한 발짝 다가서는 제작사 뉴(New)의 김우택(50·사진) 사장의 '문화 소통론'이다. '7번방의 선물' '신세계' '숨바꼭질' 등 연이어 영화배급에서 잭팟을 터뜨리며 설립 5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성과를 거둔 김 사장이 '디셈버'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는 고(故) 김광석(1964~1996)의 탄생 50주년을 기리기 위한 창작 뮤지컬로, 김광석이 남긴 자작곡과 가창곡, 미발표곡 등 24곡을 담았다. 특히 '12월'이란 가제가 붙은 김광석의 미발표곡은 세상과 처음으로 조우한다.


김 사장은 마치 운명처럼 '디셈버'를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뮤직앤뉴'라는 작은 음악회사를 인수했는데, 마침 그 회사가 김광석 음원 유통을 하고 있더군요. 저도 김광석 세대인지라 언젠가 그의 노래들로 뮤지컬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을 가졌었는데, 당시엔 판권자가 대기업과 뮤지컬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더군요. 그래도 혹시 몰라 상황이 달라지면 꼭 나한테 연락을 달라고 했는데, 마치 기적처럼 저한테 기회가 주어진 거죠."

기적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영화와 연극을 오가며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받고 있는 장진(43) 감독, 뮤지컬 시장 티켓파워의 절대 강자 김준수, 전체 좌석 3,000석을 자랑하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란 환상적인 조합은 마치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하나하나 현실이 됐다.

"지난해 여름 장진 감독을 만나 김광석 노래들로 뮤지컬을 만들려고 하니 스토리라도 구성해 달라고 부탁했지요. 하지만 장 감독은 일정이 너무 빡빡해 새 일을 맡기가 부담스럽다며 완곡하게 거절했어요. 그래서 그날 가져간 김광석 CD 10장을 주면서 우선 노래를 들어보고 결정하라고 했더니, 며칠 안 돼 자신이 꼭 하고 싶다고 연락해왔어요."


김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김광석의 곡은 무엇인지 물었다. "원래 '서른 즈음에'를 가장 좋아했는데, 이번에 뮤지컬을 만들면서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장 감독 역시 이 곡이 너무 좋다며 1막과 2막에 한 번씩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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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곳' '일어나' 등 김광석이 작사·작곡한 4개의 곡도 뮤지컬 무대엔 처음 쓰인다.

김 사장이 "뮤지컬 초짜라서 겁도 없이 덤비고 있다"고 한 것처럼 '디셈버'는 기존 뮤지컬 제작 상식으론 이해 되지 않는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초연으로 흥행이 보장된 라이선스 작품이 아닌 대형 창작 뮤지컬을 올리는 점이나 공연계에선 휴일로 치는 월요일 개막하는 것, 뮤지컬 전용극장이 아닌 데다 좌석 규모가 3,000석이나 되는 세종문화회관을 선택한 점, 카드 할인 혜택 일체 없이 정가 그대로 티켓가격을 산정한 점 등이 모두 그렇다. 게다가 뮤지컬 제작에 도움을 준 투자자들한테도 초대장 한 장 보내지 않고 직접 사서 공연을 보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기존 관행대로 하면 절대로 그 이상 도약할 수 없습니다. 저 또한 제가 볼 '디셈버' 티켓을 직접 샀습니다.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거니까요."

'디셈버'를 통해 뉴(NEW)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김 사장. 그에게 뉴(NEW)가 나아가고자 하는 지향점을 물었다. "아직은 직원 50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회사지만 각 분야마다 자신의 색깔을 갖고있는 회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대기업처럼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직원 각자의 창의력과 열정을 무기로 콘텐츠가 강한 회사로 커나갔으면 합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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