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SNS 업체에 묻지마 투자 열풍… 제2 닷컴 버블 오나

"페이스북 기업가치 500억弗"<br>연간 매출의 25배 달하는 셈… e베이등 '1세대 벤처' 앞질러<br>골드만삭스, 사모투자자 모집… 신청 몰려 조기 마감하기도


골드만삭스의 페이스북 투자를 계기로 미국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들에 대한 투자열기가 고조되면서 제2의 '닷컴버블'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르면 내년 4월 기업공개(IPO)를 할 것으로 알려진 페이스북만 하더라도 현재 500억달러로 평가된 기업가치는 이미 미래가치의 상당 부분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골드만삭스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투자자를 모집한 것과 관련, 페이스북 주식을 사지 못했다고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지난주 말까지 페이스북의 투자자 모집을 예정했지만 신청이 쇄도함에 따라 모집을 조기 종결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의 투자기준으로 페이스북의 전체 주식을 환산할 경우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500억달러에 달해 e베이나 야후 같은 1세대 인터넷 기업의 시가총액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페이스북이 최근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배포한 100쪽 분량의 사모투자 문서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3ㆍ4분기까지 페이스북의 경영실적은 매출 12억달러, 순이익 3억5,500만달러 수준이다. 4ㆍ4분기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2010년 매출이 19억~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가치가 연간매출의 25배에 달하고 있는 셈이다. 또 문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올해 주주 수를 5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은 내년 4월까지 회사의 재무상황을 공개하거나 주식을 상장해야 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500명 이상의 주주를 가진 비상장기업의 경우 주요 재무상황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기업 대다수는 재무상황을 공개하는 것보다 주식을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선택하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오는 12월 올 회계연도가 끝나기 때문에 내년 4월까지는 재무상황 공개나 상장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 소식통들은 페이스북이 내년 주식상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으로부터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를 받으려 해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성장성은 인정하면서도 성장성과 투자수익은 별개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이리터 플로리다대학 교수는 "페이스북이 향후 10년간 빠른 성장성을 유지해 현재 기업가치 1위인 엑슨모빌과 대등하게 될 경우 시가총액은 3,8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이 경우 평균 수익률은 22.5%에 달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페이스북이 최상의 성장률을 보인다고 가정한 경우로 실제 주식투자 수익률은 이보다 얼마든지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의 내재가치가 제대로 파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투자열기가 달아오르는 데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닷컴버블' 재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현재 골드만삭스에 선수를 빼앗긴 모건스탠리ㆍ뱅크오브아메리카ㆍJP모건 등 월가의 유명 투자은행들은 소셜네트워크 기업에 대해 투자의사를 잇따라 밝히는 등 상장을 앞두고 있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이들 기업의 기업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트위터는 최근 2억달러의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기업가치가 37억달러로 뛰었다. 페이스북 최고 인기게임인 '시티빌'로 유명한 징가의 기업가치는 5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반값 쇼핑몰 그루폰은 지난해 12월 구글의 60억달러 인수 제의를 거절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SNS 업체 중 상대적으로 수익창출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됐던 링크드인이 페이스북보다 한 발 앞서 연내 IPO에 나설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링크드인에 앞서 기업공개를 한다면 투자자가 링크드인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링크드인과 징가 등이 페이스북에 앞서 IPO를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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