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을 확인시킨 한 해였다.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PGA투어에 입성한 나상욱(사진)이 1일 끝난 크라이슬러챔피언십을 끝으로 데뷔 첫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바늘구멍’으로 불리는 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공동21위로 통과, 올해 최연소 멤버로 투어에 입문한 나상욱은 시즌상금 90만1,158달러, 상금랭킹 87위라는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비록 상금 100만달러 돌파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상금랭킹 120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투어카드를 확보, 2005시즌 전 경기 출전권을 유지한 것이 우선 눈에 띄는 성과. 투어에 진출한 뒤 “Q스쿨로 되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던 1차 목표를 이뤄낸 것이다. 투어 경기가 열리는 코스 경험이 거의 없었던 그는 32개 대회에 출전해 19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며 첫 해 성적으로는 합격점을 받아냈다.
시즌 최종전에서 아쉽게 공동13위에 그쳤지만 2차례 ‘톱10’ 입상하면서 얻은 자신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수확이었다. 나상욱은 시즌 초반인 3월 혼다클래식에서 공동4위에 올라 경험 부족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고 10월 초 열린 서던팜뷰로클래식에서는 최고 성적인 공동3위를 차지해 첫 승 신고도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컷을 통과한 19개 대회에서는 7차례나 25위 이내로 대회를 마쳐 녹록치 않은 샷 솜씨를 과시했다.
그러나 몇 차례 룰 위반으로 벌타를 받고 미셰린챔피언십에서는 스코어 오기로 실격 당하는 등 투어 분위기에 아직 완전히 적응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시즌 중반 피로 누적으로 경기를 포기하기도 했던 나상욱은 체력 보강과 안배, 다소 기복이 있는 경기 운영 등 숙제도 남겼다.
“자신감을 얻었고 투어 대회장도 대부분 한번씩 돌아본 만큼 내년에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믿고 꾸준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힌 나상욱의 두번째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박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