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한국 ‘후보교체론’ 표면화

◎주류 비주류 ‘대결’/여 흐름 급한 물살/의원·지구당위장 연석회의서 공식 제기/비주류 “가능성 없다면 결단을”/주류 “적전서 주장 바꿀수 있나”후보교체론을 둘러싼 신한국당내 주류대 비주류의 대결구도가 심각한 갈등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8일 신한국당 의원·지구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내 비주류들은 당초 예상을 벗어나 후보교체론을 공식 제기, 이회창 대표 등 주류측을 집중 공격했다. 이로써 지난 주말동안 이대표 체제 강화로 가닥을 잡아가던 여권 흐름은 급변, 한치앞을 점칠 수 없는 안개상황으로 돌입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발언자로 나선 비주류 인사들은 『추석이 지나고도 승리 가능성이 없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대표가 살신성인하는 자세로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는 등 직간접 표현으로 후보교체론을 공론화했다. 이에 대해 이대표는 『아들의 병역문제 등으로 여론지지가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며 당의 화합을 강조하면서도 『대선을 1백1일 앞둔 시점에서 후보를 바꾸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후보 사퇴의사가 없음을 못박았다. 첫 발언자로 나선 이재오의원은 『지금 이 순간 대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엷어지고 있다』 『우리 당은 존립근거를 잃고 민심이 우리 당을 떠나고 있다』며 이대표와 당 지도부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이의원은 이대표의 ▲도덕성 ▲개혁성 ▲지도력 ▲포용력 ▲대중성 등 5대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해야만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의원은 앞으로 이런 적극적인 노력에도 『추석이후에도 승리가능성이 없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조건부 후보교체를 주장했다. 이에대해 이원형, 이환의 위원장은 『합법적으로 당선된 후보의 교체를 주장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라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적전에서 주장을 바꾸고 이긴 적이 없다』고 이대표 지지와 당의 단합을 촉구했다. 비주류측의 반격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유성환 위원장은 발언 시작부터 『정당 존립의 근거는 집권인데 집권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전제하고 『위기의 본질은 이대표의 인기 하락이다』고 이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특히 이대표 아들의 병역문제로 군에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대표가 설사 당선된다 하더라도 결국 군 통수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대표는 당선 가능성이 없다』고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유위원장은 『이대표가 국민여론을 받들어 살신성인하는 자세로 후보를 사퇴하고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재선출해야 한다』며 후보사퇴 주장을 분명히 했다. 유위원장은 이같은 발언은 즉각 주류측의 반격을 불러일으켰다. 백승홍 위원장은 『대구지역 시민들이 우리당 내부에서 스스로 망하는 길을 채택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대표를 중심으로 정권재창출을 하는데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청와대가 이대표 지지의사를 확실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 백위원장은 또 『교체설, 낙마설 등은 있을 수 없다』고 전제하고 『그 순간 신한국당의 당기가 내려질 것이다』며 이대표 중심의 단합 외에는 대안이 없음을 역했다. 이인제 지사 측근인 김학원 의원은 다시 재반격에 나서 『아들의 병역문제로 온 국민이 불신의 늪에 빠져있다』며 『이대표의 낮은 지지율은 안양 만안 보선에서 나타났듯이 상승 기미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경선에 불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이라면서도 『그러나 황영조 선수처럼 예선승자가 부상을 당하면 결선주자를 바꿀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후보교체론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대표는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서 『아들의 병역문제로 여론의 지지가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라고 말하고 『그렇지만 야당의 공격 때문에 후보를 바꿀 수는 없다』고 후보사퇴 불가를 확인했다. 이대표는 『이제 앞길은 한길밖에 없다』며 『이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생각으로 여기서 죽기로 각오했다』고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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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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