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스타트업이 일으킨 유통혁명] <3> 눔(NOOM)

■ 1,700만 앱 사용자 입맛·운동량 분석… 맞춤형 식단 배달 '다이어트 도우미'<br>빅데이터로 칼로리 소모량 등 계산<br>고객에 매주3회 분량 건강식 제공<br>상반기 풀무원과 손잡고 국내 진출

정세주(오른쪽) 눔 대표가 미국 뉴욕 본사에서 개발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눔

2년 연속 구글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 앱 마켓) 헬스ㆍ피트니스 앱 분야 매출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다이어트 애플리케이션 회사 눔(NOOM). '쉬운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앱의 대명사로 자리를 굳힌 눔이 최근 뉴욕에서 다이어트식 배달 사업을 시작했다. 매주 한 차례 3회 분량의 건강식 재료를 보내주면 고객은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쳐 식사하면 된다. 추가로 필요한 재료는 소금과 후추, 올리브오일 정도며 조리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해 조리법까지 함께 알려준다.

간단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기만 하지만 눔이 보내주는 요리의 비밀은 바로 1,700만명에 달하는 앱 이용자들의 빅데이터를 통해 개발된 메뉴라는 점이다. 정세주 눔 대표는 "병원에 있는 영양사도 맞춤 식단을 내놓을 수 없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축적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용자 패턴을 분석하면 그룹별 맞춤 식단을 내놓을 수 있다"며 "일반 음식 배달 회사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사업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눔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용자들의 하루 식단과 운동량 등을 수집하는데 특히 식사 내용을 입력하면 그날 식단을 몸에 안 좋은 레드 푸드와 중립인 블루푸드, 몸에는 좋지만 양 조절이 필요한 옐로 푸드, 몸에 좋은 그린 푸드로 나눠주고 사용자가 선호하는 식단도 기록한다. 아울러 눔을 켜고 운동을 시작하면 GPS가 작동하며 운동 종류에 따라 얼마만큼의 칼로리를 소모했는지 계산해준다. 사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하루 생활 패턴이 기록되면 이 데이터는 캘리포니아의 슈퍼 컴퓨터 서버에 차곡차곡 쌓인다.

눔은 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린푸드 비중을 높이되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레드푸드와 옐로푸드를 적절히 섞어 맛있으면서도 건강에 좋은 식단을 제공한다. 데이터 분석 기능을 보강해 7월부터는 생활습관, 체질 등을 고려한 맞춤형 식단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는 미국의 식재료 배달 벤처기업인 헬로프레시(HelloFresh)와 손 잡고 패스트푸드처럼 간편하고 빠르게 식사할 수 있는 건강식 재료 패키지를 보내고 있다. 눔은 여기서 나아가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의 형태로도 배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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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개발사인 눔이 유통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으로 서비스나 상품을 구매할 때 반감이 훨씬 덜하다는 점 때문이다. 정 대표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운 보다는 식습관 개선을 통해 살을 빼려고 하는데 눔 사용자의 75%가 음식 개선을 원했고 사용자수가 크게 늘어 건강식 유통에 나설만한 규모가 됐다"며 "특히 오프라인 구매는 온라인 구매에 비해 반감이 적기 때문에 기존 유료 앱 판매를 금새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눔은 그러나 다이어트 보조식품을 팔며 이뤄질 수 없는 꿈을 이야기 하는 여느 다이어트 회사들과는 다르다. 정 대표는 "이뤄질 수 없는 꿈을 팔고 꿈이 이뤄지더라도 엄청난 부작용이 따라오는 그런 다이어트 회사는 원치 않는다"며 "혼자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국적과 공간, 시간을 초월해 다른 사용자들과 함께 소통하며 다이어트의 즐거움과 스트레스를 나누고 내가 원하는 음식을 간편하게 주문하며 즐기는 기쁨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이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형태가 됐지만 앞으로는 온라인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유통 사업을 확장하는 모델이 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 역시 사업 초기에는 오프라인 피트니스 사업을 먼저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숱한 투자자들이 기존 피트니스 사업과 차별화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고 결국 정 대표는 온라인 사업을 통해 시장을 형성하고 향후 음식 배달 등 오프라인 사업의 카테고리를 하나씩 늘려가야겠다고 방향을 선회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는 "소프트웨어 회사는 민첩하면서도 스케일 있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며 "데이터가 있고 확보한 사용자를 연결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만 구축하면 얼마든지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눔은 주요 테스트마켓으로 꼽히는 한국에서도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1월 한국 버전 앱을 출시한 데 이어 풀무원과 손잡고 늦어도 상반기 중 건강식 배달 사업을 시작한다. "건강한 삶을 원하는 고객들이 모여있는 '눔' 자체가 하나의 유통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풀무원에서도 건강식 배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하루 빨리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풀무원은 오랜 전통의 식품기업이지만 눔이 그간 축적해온 빅데이터 즉, 1,700만명에 달하는 전세계 사용자들의 식단과 운동량을 분석해 맞춤 건강식을 배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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