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투신권 뭉칫돈 빠져나간다

몰렸던 자금 이달 둘째주 들어 2兆이상 유출<br>정부·은행 연말 '자금 돌려막기'가 원인 인듯


은행 예금과 투신권으로 몰렸던 현금이 동반 감소세를 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은행권의 실세총예금(미결제 어음, 수표 등이 아닌 현금으로 받은 예금)은 지난달 말부터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가 이달 둘째 주 들어 약 2조6,000억원에 이르는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투신권의 총수탁액 역시 지난달 말부터 증감을 거듭하다가 이달 둘째 주 들어 2조2,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갈 곳을 잃은 부동자금의 유입으로 증가세를 이어온 은행 실세총예금과 투신사 총수탁액이 한 주 만에 조단위의 '쌍끌이 감소세'를 탄 것은 올 하반기 들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은 연말연시를 맞아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커지고 있어 실세총예금과 투신권 총 수탁고 감소세가 최소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감소세의 원인은 금융권의 큰 손인 정부와 은행이 각각 연말 자금 돌려 막기를 위해 뭉칫돈을 빼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정부가 지난 9일 만기가 돌아온 국고채의 상환 및 이자 지급을 위해 무려 11조8,000억원대에 달하는 자금을 빼간 것이 실세총예금의 감소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역시도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을 맞추기 위해 그동안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초단기금융상품에 대기시켰던 자금을 일시에 회수, 투신권 총수탁액의 감소를 초래했다. 하나연구소는 "내년 1월 관찰기간에 진입하는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 준수를 위해 은행권의 추가 자금 회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연말 세수요인 등이 맞물리면서 MMF 자금유출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기업들의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안전투자 자산을 선호하고 있어 은행ㆍ투신권의 자금공백 우려를 상쇄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인상된 점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개인 부동자금을 붙잡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추가 도발 여부 ▦환율 변동 ▦새해 경기전망에 따른 주가 향방 ▦금리 추가 상승 여부 등에 따라 개인 자금의 향방은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이탈할 수 있는 만큼 은행권이 이에 대비한 안전판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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