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 입대, 이라크에 파견됐다 한달여 만에숨진 최민수(21)씨의 가족들은 아들이 숨졌다는 소식이 믿어지지 않는듯 넋을 놓은채 할 말을 잊었다.
뉴저지주 리버 베일에 살고 있는 아버지 최종대(51.사업)씨는 28일(현지시간)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미 국방부로부터 민수가 사고를 당했다는 통보를받았다"면서 "민수는 콘보이 차량을 몰았다"고 말했다.
애써 감정을 절제하며 "국방부 사람이 와서 장례 절차에 대해 얘기하더라"고 말한 최씨는 "민수가 국립묘지로 가는 모양"이라고 한뒤엔 슬픔이 복받친듯 "더이상말을 하지 못하겠다"며 전화를 놓았다.
1남1녀 가운데 장남을 잃은 최씨의 어머니는 사고 소식을 들은뒤 "그럴 리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끝내 앓아 누웠다.
소식을 전해듣고 최씨의 집에 와있던 친구 최성욱(21. 버겐카운티 대학생)씨는"민수는 항상 밝고 친구들 걱정도 많이 하던 정 많은 친구였다"며 사고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성욱씨는 "민수는 거의 매일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e-메일로 안부 인사를 전하는착한 아들이었다"면서 "친구들에게도 `나는 이겨낼 수 있다. 강해질 수 있다'며 스스로 마음을 다지는 편지를 보내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조지아주 등에서 근무하다 이라크에 간지 한달 밖에 안됐는데 사고를 당했다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83년 1월 서울에서 태어난 최씨는 지난 99년 기업체 주재원으로 미국에 파견된 아버지 및 가족들과 함께 입국해 뉴저지주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한뒤뉴욕시의 존 제이 형사ㆍ사법대학에 재학중이던 지난해 2월 미군에 입대했다.
최씨의 이웃 주민들은 "민수는 한국 근무를 원했으나 이라크 근무자가 부족했던 탓인지 지난달 이라크로 파병됐고 그로부터 한달도 못돼 사망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최씨의 시신은 1일이나 2일 자택에 도착해 장례식을 치른뒤 4일 워싱턴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