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조흥은행이 노조 파업으로 전산망 가동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만일 조흥은행이 정보시스템 운영을 외부기업에 아웃소싱했다면 직원들이 파업을 하더라도 전산망 운영의 계속성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각종 비상상황에도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전산망 장애라는 대란은 애초부터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보기술(IT) 아웃소싱은 북미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는 통신 및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IT 자회사를 보유한 일부 대기업들이 아웃소싱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기업들은 자체 인력으로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기업들이 IT 아웃소싱을 시행하지 않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정보유출 등 정보 보안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영국 국세청의 경우 10여년 전부터 국세업무를 미국 IT기업에 아웃소싱하고 있을 정도다.
세계 24개국에 28개 자회사를 둔 제너럴모터스(GM)는 `기업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비핵심적인 부문은 과감하게 외부에 맡기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GM은 해외진출시 IT 전문기업에 정보시스템 부문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로 함께 성장한 좋은 사례를 남기고 있다.
기업은 아웃소싱을 통해 e비즈니스 체제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고, 선진 IT 역량 확보로 대외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또 급변하는 IT 인프라를 확보하고,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IT 서비스를 받음으로써 IT 투자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가장 잘 하는 것, 즉 핵심역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본연의 가치 창출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인 정보시스템의 성과에 국한하지 말고,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서 IT 아웃소싱을 추진해야 한다. IT 아웃소싱의 주된 목적은 기업의 미래를 위한 중요 사업에 전념하기 위한 것임을 잊지말아야 한다.
<부산=김진영기자 kj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