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중中日 바둑영웅전] 몸조심의 극치

제8보(166~199)


“세계 최연소의 기록은 물 건너간 것 같습니다.” 사이버오로 해설실의 옥득진이 흑71을 보고 한 말이었다. 백이 이길 수 없는 바둑이라는 얘기였다. “영패를 당하지 않고 2승이나 건진 게 용하지. 그만하면 천야오예도 잘 싸웠어. 아직은 세계 타이틀을 차지할 정도는 못 되지.” 서봉수의 말이었다. 루이 9단은 백68이 최후의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참고도1의 백1로 중앙쪽을 지켰으면 아직은 절망할 필요가 없는 바둑이라고 했다. 그러나 서봉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 코스로 가도 백이 미세하게 진다는 것. 흑73이 결정타였다. 이 수로 가에 몰아 버려도 흑이 나쁘지 않다고 옥득진이 말하고 있었는데 뒤늦게 해설실에 들어선 박정상이 슬쩍 보더니 노타임으로 73을 찾아내며 이것으로 끝이라고 말했다. 바로 그 순간 모니터 화면에 73이 보였다. 원래는 여기서 돌을 던져야 하지만 소년 천야오예는 2백37수까지 두어 보고서야 던졌다. 백74로 참고도2의 백1에 버티어 보아도 흑2 이하 10이면 백이 수부족이다. “몸조심의 극치로군.” 흑99를 보고 서봉수가 한 말이었다. 종반의 수순은 무의미하므로 생략한다. 이렇게 해서 쾌걸 구리는 드디어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199수 이하줄임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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