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여인상 기둥' 67×42㎝, 1915년작. |
|
아마데오 모딜리아니가 조각가로서 활동한 시기는 1910~1914년 정도로 본다. 여러 번의 드로잉을 통해 조각에 대한 구상을 마치면, 그는 축소모형 없이 바로 돌에 조각하는 방식(direct carving)으로 작업했다. 남아있는 총 28점의 조각 작품 중 26점은 ‘두상’ 조각으로, ‘서 있는 인물상’ ‘여인상 기둥’은 겨우 1점씩 남아있다. 결국 모딜리아니는 건강과 재정적인 이유로 조각을 포기하지만, 1913년 6월부터 조각을 위한 드로잉을 그리듯 수채화로 ‘여인상 기둥’ 연작을 시도한다. 종이에 수채화 물감(과슈)을 사용한 이 그림에서 여인은 꿇어앉은 하반신과 얼굴은 정면을, 상반신과 두 팔은 오른쪽으로 틀어진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무릎을 꿇고 어깨와 팔로 천장을 지탱하는 고대 신전 기둥 같은 자세다. 당시 조각가들 사이 유행했던 아프리카·크메르 미술, 불교미술은 물론 이집트·그리스 조각 등의 영향을 그 역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여인상 기둥’ 연작 뒷 작품일수록, 선은 사라지고 색이 형태를 강조하며 추상적인 성향이 띤다. 이후 모딜리아니가 그리는 초상화에도 얼굴이 기하학적인 구조를 이루며 정면을 보고, 입과 눈의 형태는 단순하고 간략하게 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