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클릭 핫이슈] 내년 한국경제 어떨까

연말을 맞이해 내년 우리 경제가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전망 기관들은 5% 전후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의외로 성장률 전망의 편차가 4~6%로 크다. 이는 내년 우리 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에 많은 변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만큼 내년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재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경제의 순항 여부이다. 일부에서는 내년 중국경제가 올해의 절반 수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을 제기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보인다. 오히려 중국경제의 침체 가능성 보다는 과열이 더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올해 30% 내외의 성장이 예상되는 고정투자가 내년에도 꺾일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강력한 내수 소비가 지속되는 데다, 교통량 증가 및 2008년 올림픽을 대비한 사회간접자본의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점도 성장의 탄력을 높일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급준비율의 인상 등 중국 인민은행이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우려하나, 향후 10년간 5억이 넘는 농촌인구의 도시 유입 가능성을 감안할 때 90년대 초반과 같은 강력한 긴축정책의 집행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두 번째의 외부재료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내년 미국의 금리인상 폭은 대단히 제약될 것이며 그 횟수도 2회 이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을 밝히는 이유는 미국경제가 달러약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디플레 압력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에 그쳤으며, 식료품과 연료를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로 196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해 이후 달러화의 가치가 20% 이상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디플레 압력이 강화된 이유는 기업들이 신규고용을 자제하는 한편 한정된 인력을 이용해 생산성 향상에 노력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90년대 말에 단행된 대규모 설비투자의 영향으로 공장가동률이 70%대 중반에 그치는 것도 한 이유가 될 것이다. 따라서 경제전반의 디플레 압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상 지난 93~94년과 같은 급격한 금리인상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재료는 한국 내수경기의 회복 여부가 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일단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3ㆍ4분기 가계 부채 통계에서도 지적된 바와 같이, 한국의 가계는 2001년 말부터 시작된 대규모 소비 및 대출붐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기나긴 과정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가 기업의 부실한 부채구조에서 비롯되었으며, 이후 지금까지도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가계의 부채조정 과정은 기업에 비해 훨씬 덜 고통스럽지만, 대신 시간도 많이 걸린다는 게 문제이다. 1990년의 버블 붕괴 이후 급격히 악화되었던 일본 가계의 부채구조는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한국가계의 부실화 정도는 90년대 중반의 일본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지만, 지난 2ㆍ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부채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음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 내수경기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상의 세 가지 이슈를 통해 볼 때, 2004년 한국경제는 수출호조에 기댄 불안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부터 내수경기의 회복이 예상되지만 그 탄력은 미약할 가능성이 높다. 수출은 2003년 하반기의 폭발적인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참가자들로서는 중국관련 테마와 수출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당분간 더 지속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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