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운대국의 꿈/조정제 해양수산개발원 원장(로터리)

해운대국­이것은 21세기 한국해운의 국가정책목표다. 인류역사는 강대국이 국토의 크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해운력에 의해 흔히 좌우되어 왔음을 잘 보여준다. 멀리 고대에는 그리스와 로마가, 근세에는 스페인·포르투갈·네덜란드 등이 그리고 19세기 들어서 영국이 「팍스 브리타니카」의 시대를 개막시킨 것이 그 좋은 예다. 오늘날 정치군사적으로 또는 경제대국으로서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들은 세계 10대 상선보유국가에도 포함된다.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상선대 규모로 본다면 우리나라도 세계 제8위의 선박보유국가로 유수한 해운국가에 속한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나라를 해운대국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해운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하고 선박금융 및 보험 등 관련산업이 발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해운에 대한 우리국민의 낮은 인식도 이에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작은나라가 해운대국이 될 수 없다는 체념이 더 문제였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작은 나라지만 해운대국이 되는 것은 허황된 꿈이 아니다. 해운에 대한 각종 규제를 혁파하면 실현이 가능한 꿈인 것이다. 선진해운대국에서는 중고선거래에 대한 법인세를 유예해 줌으로써 선박부동산업을 진흥시키고 있고 국제선박등록제도 또는 제2선적제도를 도입하여 선박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국가로서, 동북아의 국제물류중심국가로서, 그리고 세계 제2의 조선국가로서 이러한 여건이 조성되고 규제가 대폭 완화될 때 당당히 세계5대 해운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꿈이 실현될 때 우리나라는 1천년전 선조들이 못다이룬 백가제해의 이상을 달성하고 세계사의 자랑스런 주역으로 부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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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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