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일가족 7명이 5차례로 나눠 탈북에성공해 남한 땅을 밟았다.
함경북도 청진에 살던 이복희(33.여)씨와 아들 김선군(2)군. 조카 고일혁(3)군등 3명이 31일 새벽 극비리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이미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했다.
이들은 6.25전쟁 중 중공군에 끌려갔다가 54년만인 2004년 탈북해 부산에 살고있는 국군포로 출신 이기춘(75)씨의 막내딸과 손자들이다.
이날 입국한 복희씨는 아들 선군이를 데리고 지난 1월 중순 고향인 청진을 출발,아버지 이씨의 부탁을 받은 탈북 안내인을 따라 무사히 두만강을 건넘으로써 탈북에성공했다.
복희씨는 지난해 12월 먼저 탈북해 중국 옌지(延吉)에 머물고 있던 조카 고일혁(3)군과 극적으로 합류한 뒤 선양(瀋陽)으로 이동, 한국영사관의 문을 두드렸다.
이들은 보름 동안 중국 공안당국의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인천공항에도착, 기다리고 있던 가족의 품에 안겼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북한에서 감시가 삼엄한 국군포로의 일가족 3대가 집단탈북하기는 보기 드문 사례"라면서 "중국 공안의 철저한 조사로 인해 예상보다 10일 가까이 입국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국군포로 일가족이 집단탈출한 것은 지난해 7월 입국한 장판선(74)씨 일가족에이어 2번째다.
이에 앞서 국군포로 이기춘씨는 2004년 11월 탈북에 성공했고 이어 2005년 6월부인 김상옥(69.사망)씨가, 지난해 9월에는 둘째딸 복실(36)와 남편 고영남(39)씨가각각 남쪽으로 넘어와 현재 부산에 거주하고 있다.
복희씨가 입국함으로써 2004년 11월 시작된 이들 일가족 7명의 다섯 차례에 걸친 연쇄탈북이 17개월만에 끝났다.
한편 이씨는 6.25전쟁 때 국군에 입대해 미2사단 38연대 K중대 소총수(카투사)로 참전했다가 평북 개천 인근에서 중공군에 붙잡혔다.
그는 1957년까지 군인 신분으로서 북한의 전후복구 사업 등에 참여했고 전역 후에는 청진건설사업소와 청진제철소에 근무하다 탈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