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몽헌 회장 자살/그룹 경영전망] 계열사 매각작업 가속화 할듯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사망으로 현대그룹 계열사 경영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현대그룹 좌장역할을 해온 강명구(57) 현대엘리베이터 회장과 노정익(50) 현대상선 회장이 주축이 돼 그룹 전반적인 경영상황을 조율한 예정이다. 고(故) 정 회장이 가지고 있는 그룹 계열사 지분처리 문제는 장인인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과 장모인 김문희 여사 등 가족들이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 4.9%(505만주), 현대종합상사 1.22%(89만주)를 보유한 상태다. ◇대북사업, 현대아산 중심으로 지속 = 현대그룹은 강명구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이 낭독한 발표문을 통해 “현대 임직원들은 정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에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남북경협 사업의 큰 뜻과 유지를 받들어 성실히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대아산이 올해 1ㆍ4분기에 701억원 매출에 385억원의 영업손실, 87억원의 순적자를 기록할 만큼 대북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데 있다. 정 회장이라는 상징적 구심이 사라진 상황에서 아산의 주요 주주들이 과거처럼 지분에 따라 손실을 떠맡는 역할을 해줄지 의문시되고 있는 것.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소 박사는 “정몽헌 회장이라는 오너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현대아산이 남북경협을 지속적으로 추진할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대아산은 정 회장 계열인 현대상선 40%, 현대증권이 4.52%,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에서는 현대차가 5%, 정몽준 의원계열에서는 현대중공업 9.94%, 현대미포조선 5%로 나눠져 있다. 결론적으로 남아있는 형제들의 지속적인 지원 없이는 대북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계열사 매각작업 가속화 가능성=현대증권과 현대투신은 현재 푸르덴셜에 매각을 추진 중으로 이미 정부에게 사실상 일임한 상태여서 별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상으로는 현대오토넷과 현대정보기술 등도 향후 현대그룹에서 벗어나 매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하이닉스와 현투증권이 최대주주로 매입의사가 있는 기업만 나타나면 경영권ㆍ지분매각 작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오토넷의 경우 현투증권 35%와 하이닉스 23% 등 양 기업이 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현대정보기술도 현투증권과 하이닉스의 지분율이 각각 31.63%와 31.87% 등 총 63%에 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오토넷, 정보기술 양사 모두 현대자동차 그룹과 사업적 연관성이 크다”면서 “현대차그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인수할 확률을 크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계열사, 어떻게 되나 = 현대상선과 현대엘레베이터, 현대택배,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강명구 현대엘레베이터 회장과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이 주축이 돼 운영될 전망이다. 현대그룹에서는 노 사장이 지난 2000년 `왕자의 난`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의해 현대캐피탈 부사장을 역임한 점을 들어 향후 현대차 그룹 과의 관계형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엘레베이터는 정 회장의 장모인 김문희씨가 18.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선, 택배 등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 회장의 엘리베이터 지분이 상속되고 김문희씨의 지원이 있을 경우 정몽헌 회장의 자제인 장녀 지이(27), 차녀 영이(20), 외아들 영선(19)씨가 보다 일찍 경영 수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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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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