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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인플레 우려에 유동성 축소단행 가시화
입력2006.06.14 17:31:04
수정
2006.06.14 17:31:04
"버블 붕괴" "단기 조정" 향후 전망엔 의견 갈려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3일(현지시간) 한 상품중개인이 구리 선물 가격이 폭락하자 바쁘게 주문을 내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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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인플레 우려에 유동성 축소단행 가시화
"버블 붕괴" "단기 조정" 향후 전망엔 의견 갈려
성선화
기자 ha@sed.co.kr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3일(현지시간) 한 상품중개인이 구리 선물 가격이 폭락하자 바쁘게 주문을 내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원유와 금ㆍ은ㆍ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폭풍'이 세계 증시를 강타한 데 이어 원자재시장을 덮치면서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던 원자재 가격이 불과 한달 사이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해 최근 한달래 가장 낮은 배럴당 68.56달러에 장을 마쳤다. 8월 인도분 금값은 지난 15년래 최대 낙폭인 7.3%가 빠져 온스당 566.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5월 원자재 가격 급등의 주범으로 꼽혔던 구리도 7월 선물이 6.8%(21.8센트) 내린 파운드당 3.015달러로 마감해 지난 4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 7월 선물은 13%(1.44달러)나 폭락해 온스당 9.625달러로 추락했다.
뉴욕발 급락세는 아시아 시장까지 이어졌다. 일본 도쿄 상품거래소에서 14일 금 6월 선물 가격은 장중 가격 제한폭까지 밀려 그램당 2,412엔까지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 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구리 가격도 가격하락 제한폭(4%)까지 떨어져 톤당 5만7,760위안에 거래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가 행진을 계속하던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락세로 돌아선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ㆍ일본 등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에 적극 나서면서 전세계적 유동성 축소가 가시화하고 있으며 증시폭락 등으로 투자자금이 미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인플레이션 우려 발언이 미국의 금리인상→세계적 금리인상 도미노→전세계 유동성 축소의 연결 고리를 형성하면서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투기요인 덕택에 천정부지로 오른 상품 가격이 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고위험 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이 시작됐으며 이머징마켓과 원자재시장의 투기성 자금이 이제는 보다 안전한 미국 국채 및 단기 예금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한 귀금속 트레이더는 "세계 자산시장에 만연한 '위험 혐오증(risk aversion)'이 원자재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나 인터내셔널 퓨처스의 상품 애널리스트 카이 루오위는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이 달러강세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상품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앞으로의 원자재 가격 움직임에 대해 '단기조정'과 '버블 붕괴'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세는 버블 붕괴 쪽이다. 트린즈 인 커모더티즈의 데일 덜릴은 "귀금속시장의 랠리가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시적 조정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불안한 증상을 보이고 있지만 원자재시장 랠리에서 큰 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이는 황소장의 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베일 ING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금속 수요에 대한 회의론이 일었다"며 "그동안의 상승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하락장에서도 투자자들이 과잉반응하는 경향"이라고 거품 붕괴 가능성을 일축했다.
입력시간 : 2006/06/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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