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기가D램 개발의 개가(사설)

삼성전자의 1기가(Giga)D램 개발은 한국 D램기술의 쾌거다. 경쟁국보다 한발 앞서 개발함으로써 메가시대에서 뿐 아니라 21세기를 주도할 기가시대에서도 기술력의 우위를 확보,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1기가 D램은 어른 손톱만한 크기의 칩에 신문지 8천4백페이지, 2백자 원고지 32만장, 단행본 1백60권 분량의 정보를 기억시킬 수 있는 대용량 메모리 반도체. 이미 개발된 2백56메가D램의 4배용량으로 처리 속도도 엄청나게 빠르다. 선도적 기술개발은 시장 주도권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2백56메가D램 시장은 2000년부터 형성되고 2002년부터 1기가D램 양산에 들어가 그로부터 3년후쯤 7백억∼8백억달러 규모의 본격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그때가서도 한국의 반도체가 세계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1기가 D램의 개발은 생활에도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메가시대는 문자정보기록 위주였으나 기가시대는 동영상과 음성 등 감성기록시대의 개막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기가 D램은 멀티미디어에 폭넓게 응용, 고화질 TV, 동화상회의, 원격의료시스템, 쌍방향 통신, 위성통신, 3차원 그래픽 등 21세기를 주도할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기술로 활용될 것이다. 무엇보다 선진국의 기술을 앞질렀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83년 64KD램 개발 때만 해도 일본에 4년이상, 1메가D램 개발 때도 2년정도 뒤져 있었다. 그러다가 92년 64메가D램, 94년 2백56메가D램부터 일본을 앞지르기 시작, 1기가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함으로써 확실한 기술선도를 입증했다. 일본NEC가 4기가D램을 개발한 것으로 보도됐으나 이론적 가능성을 찾았다는 것일뿐 제품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한다. 이같은 기술개발의 개가는 끊임없는 도전, 과감한 투자, 국내외 두뇌유치 등 복합적인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앞으로는 기술시대다. 기술개발만이 경쟁력제고와 일류기업의 지름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첨단기술개발은 다른 산업과 기업에 자극제가 될 것이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도체 경기가 과거처럼 호황을 누리기는 어려우리라는 전망이다. 투자와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반도체 소재와 생산장비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장비와 소재, 공급기반을 확보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