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해태 제외땐 부실여신 573억 불과/국민생명 부회장 김중민씨 ‘증자대금위해 매각’ 분석종금사 경영부실에 따른 구조조정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중견 의류업체인 보성인터내셔날이 나라종금 지분 20.1%를 전격 인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성측은 지분매입 배경에 대해 『나라종금의 부실여신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향후 성장가능성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종금사들이 연일 부도위기에 몰리는 등 심각한 경영부실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시기에 보성측이 굳이 종금사지분을 인수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나라종금의 부실규모가 적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3천억원대에 달하는데다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될 경우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여전히 우세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김중민 국민생명부회장이 국민생명 증자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나라종금 보유지분을 처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LG그룹이 국민생명과 한성생명을 통합해 생보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반발, 김부회장이 자체적인 증자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지분을 매각했다는 분석이다.
나라종금을 매각한 측은 팔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보성측이 나라종금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서는 갖가지 추측만 난무할 뿐 설득력있는 논리를 발견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편 나라종금측은 『현재 부실여신규모가 3천억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이 가운데 기아와 해태그룹 여신을 제외한 실제 부실규모는 5백73억원에 불과하다』며 『자금력있는 법인주주가 참여해 대규모 증자를 실시할 경우 현재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타개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