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김중수 “잠재율 하락 우려”<기자회견 일문문답>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저(低)성장세가 계속되면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원화강세가 심한데.


▦ 과거에는 원화 강세, 엔화 약세가 되면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이 왔다. 그러나 최근 우리 수출품목은 비(非)가격 경쟁력 갖고 있다. 업계 상황을 보면 자동차, 기계류 등은 영향받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과거보다 영향이 제한적이다. 이를 참고해 환율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경제 현안은.

▦ 오늘 유럽중앙은행(ECB)이 하반기 경제 개선을 시사했다. 미국도 재정절벽을 비켜가며 불확실성이 낮아졌다. 내년 이후 (미국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중국 수출이 지난해 12월에 예상을 웃돌았다.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가계부채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크게 늘지 않도록 제어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정치환경 안정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도 관심이다.

-금리 인하가 감내할 수준인지 묻고 싶다. 원화절상 속도를 제어할 수 있나.

▦기준금리는 환율속도 줄이는 데 효과 있다. 오늘 금리도 금리의 환율 변화 효과를 깊이 검토했다. 금리 결정이 환율 하나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율 감내 가능한지를 직접 언급할 순 없지만, 환율 변동폭 줄이고자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책무다.

-작년 7월, 10월 금리 인하의 효과는.

▦ 0.25%포인트 인하 당 2013년 말까지 성장률을 0.08%포인트 정도 올린다고 보고 있다. 시장금리는 이보다 더 많이 내렸다. 가계부채 문제 이완하는데도 효과 있었다.


-인수위 보고에서 배제됐는데 새 정부와 정책 호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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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위에서 요청이 오면 업무보고 하겠다. 현재까진 공식적으로 요청이 없다. 국가 경제에 대해 중앙은행이 진 책무가 여러 가지 있다. 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관련 부처와 협조가 필요하다면 하겠다.

-통화정책 방향이 물가안정에서 성장세 회복으로 바뀐 것 아닌가.

▦ 중앙은행의 첫 번째 직무는 물가안정이다. 이를 훼손하지 않는 한에서 성장세회복에 관심을 두겠다는 것이다. 올해 물가상승률 예측치는 2.5%, 2014년은 2.8%로 목표치(2.5~3.5%) 안에 있다. 일단 물가안정을 보고 그 다음에 성장도 같이 보겠다.

-지난해 성장은.

▦ 애초 작년 4분기 전기대비 0.8% 성장을 생각했으나 0.4%포인트 정도가 하락한 것으로 판단한다. 성장률 자체는 떨어졌지만 2013년의 성장추세가 바뀐 것은 아니다. 다만, 베이스(바닥)가 예상보다 떨어졌다는 의미다.

-통화정책의 목표를 물가상승률에서 명목 GDP로 바꾸나.

▦ 물가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는 우리가 제어하지 못하는 요인에 의해 인플레이션이 오는 경우가 많다. 농산물, 유가 등이 그 예다. 과연 이를 금리로 대처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명목 GDP가 논의됐다. 명목 GDP는 실질GDP와 인플레이션을 더한 것이다. 두 변수를 조합해서 본다. 그리고 현재는 한국은행이 명목 GDP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다른 나라의 정책 변화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저성장 지속’이란 표현이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처음 들어갔는데.

▦ 성장률이 오랫동안 낮아지게 되면 원래의 잠재력 만큼까지 회복하기 어렵다. 못 돌아갈 수도 있다. 현재 잠재성장률은 4.0%가 안 된다. 2012년에 2%대, 올해도 2.8% 성장해 이런 추세가 더 오래가면 4.0%보다 낮아질 수 있다. 한은이 그럼에도 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조치를) 못 한다는 이유를 대외환경으로 설명했다. 성장의 ‘세(勢)’는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할만한 정보가 없어 동결을 결정했다.

/온라인뉴스부

(사진 ; 11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시작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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