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의송씨 한화종금 주총요구

◎재벌계열사 대상 사상 첫 소주주 M&A/경영참여문제 등 놓고 한화와 격한대립/우학 이학회장과 연합… 지분 40% 확보/양측 지분경쟁 가열·공개매수 가능성도박의송 우풍상호신용금고회장이 한화그룹 계열의 한화종금에 대해 경영진 문책을 위한 임시주총소집을 법원에 제기한 것은 재계에 일대 회오리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우학그룹(회장 이학)과 박회장이 연합전선을 펼쳐 국내 10대그룹중 하나인 한화그룹의 계열종금사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것은 이제 재벌그룹도 M&A(Mergers & Acquisitions·기업인수합병) 대상에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물론 지방소주사가 두산그룹을 상대로 OB맥주의 회계장부열람 요청을 법원에 제기한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소수주주가 재벌그룹 계열사의 경영권을 인수키로 한 것은 국내 증시사상 처음이다. 더욱이 한화그룹은 최근까지도 박회장측의 주식매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벌써부터 증시에서는 한화그룹 관련계열사 사장을 포함, 관련임원들의 문책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한화종금의 2대주주인 박회장과 한화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한화종금의 설립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박회장측에 따르면 지난 82년 한화종금의 전신인 삼희투금이 출범할때 한화그룹이 박회장의 경영참여를 약속해 박회장이 25%의 지분으로 삼희투금을 설립했으나 처음부터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박회장은 지난 5월 더이상 한화종금 주주로서의 명분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지분(당시 6%)을 주당 2만원에 한화그룹이 매수하도록 요청했으나 한화그룹이 거부해 감정대립이 더욱 격화됐다. 더욱이 지난 6월 한화종금이 투금사에서 종금사로 전환하면서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미국 BTC은행등 외국사와 합작을 추진하자 박회장은 2대주주와 상의없이 경영권을 휘두른다면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 일단 합작건이 무산됐지만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져갔다. 이에따라 박회장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우학그룹의 이학회장에게 도움을 요청, 지난8월께부터 은밀히 주식을 매집, 40%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한 후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면서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우학그룹은 박회장과의 친분외에도 지난해 합작증권사인 우학KB증권을 설립하려다 무산되는등 평소 금융업 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학그룹은 신극동제분, 우학물산, 서라벌관광, 제주서라벌관광, 신성총업 등의 5개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우학은 이들 계열사를 동원해 한화종금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전문가들은 박회장이 임시주총소집을 법원에 요청함에 따라 법원의 판결 여부가 관심이지만 그동안 물밑에서는 박회장측과 한화그룹측과의 경영권 장악을 위한 피튀기는 지분확보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법원으로부터 임시주총소집이 승인되면 임시주총에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의 여부가 한화종금의 경영권 분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임시주총 소집이 어려울 경우 박회장과 우학그룹이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종금의 지분을 최소한 50%이상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목을 끌고 있다.<정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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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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