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보험, 예금보험료 내릴듯

이르면 내년부터 금융회사들이 위험도에 따라 예금보험공사(예보)에 내는 예금보험료(예보료)가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의 경우 예금 금리를 높일 수 있고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낮출 수 있게 된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규제개혁심사단은 최근 예금보험제도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결과 은행ㆍ보험ㆍ증권사들에 적용하는 예금보험료율을 하향 조정하도록 예보에 권고하기로 했다. 심사단이 제시한 예보료율은 은행의 경우 현행 0.1%에서 0.08%로 0.02%포인트 낮아진다. 증권사도 0.2%에서 0.15%로 0.05% 내려가고 보험사는 0.3%에서 0.15%로 증권사와 같은 수준으로 인하된다. 현재 은행은 예금 금리에서 0.1%포인트 내외 수준을 예보료로 떼고 있는 만큼 예보료율이 떨어지면 예금 금리를 그만큼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권고안은 지난해 5월 예보가 한국금융학회에 요청한 ‘예금보험제도 개선안’ 용역 결과보다도 낮아진 수치다. 반면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0.3%에서 0.35%로 0.0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의 경우 예보 용역안에서도 현행 0.3%에서 0.35%로 높여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는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심사단이 저축은행을 제외한 모든 금융권의 예보료율 인하를 권고하기로 한 것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심사단에서 국내 금융사들의 건전성ㆍ수익성 등 재무제표와 경영실태가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고 판단했다”며 “저축은행은 예보료율이 인상돼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사별 위험도에 따라 예보료를 다르게 부과하는 ‘차등보험료제’는 당초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가 장기적인 검토과제로 미루기로 했다. 일부 금융회사들이 차등요율제 도입에 따른 퇴출 우려 등을 이유로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심사단에서 권고한 예보료율에 대해 예보와 금융위가 면밀히 검토해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차등요율제의 경우 시행과 함께 큰 부담을 안게 되는 금융회사가 없도록 유예기간을 둔 뒤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