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소 증권사도 VIP모시기 경쟁

“고액 자산관리시장서 소외되면 미래가 불투명” <br> 전 지점 고급화하고 애널리스트와 만남 기회도


그동안 대형 증권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액자산관리 시장에 중소형사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KTB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고액자산가(VIP) 고객을 모시기 위해 잇따라 특화된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고액 자산관리시장에서 소외되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우선 지점의 고급화를 통해 고액자산가를 유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전체 소매 지점이 4곳에 불과하지만 모두 고액자산가가 많은 강남 지역에 위치한 점을 감안, ‘VIP마케팅’ 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지점 내에 유명화가의 그림 전시회를 열거나 VIP 고객들이 각종 행사를 할 수 있는 이벤트 홀을 별도로 만들었다. 오는 29일에는 리서치센터장이 직접 지점으로 내려가 투자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원 KTB투자증권 사장은 “내년에는 강남지역과 부산지역을 포함해 10개 안팎의 지점을 더 낼 계획이고 모든 지점을 VIP고객 대상의 점포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HMC투자증권도 지난 6월과 9월에 강남 도곡동과 압구정동에서 H멤버스 클럽을 잇달아 오픈하며 ‘강남 공략’에 나섰다. H멤버스 클럽이란 일반적인 증권사 지점과 달리 VIP고객만을 대상으로 고객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특수 점포다. VIP고객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와 만나서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는 중소형사도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8월부터 전국 45개 지점의 VIP고객만을 대상으로 애널리스트와 직접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우성문 교보증권 마케팅팀 과장은 “시황과 특정 업종∙종목을 여유 있게 물어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점점 VIP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목표 고객을 차별화 해 VIP마케팅을 실시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여의도에서 고액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투자를 제때 할 수 없는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스타플라자’를 운영하고 있다. 스타플라자는 VIP컨설팅의 노하우를 가진 세무법인이나 부동산업체와 연계해 투자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에도 강남 논현동에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투자공간인‘CEO플라자’를 개설한 바 있다. 이렇게 중소형사들이 ‘VIP고객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일반적인 브로커리지(Brokerage∙위탁매매수수료)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없기 때문. 이동원 금융투자협회 증권산업팀장은 “브로커리지 수입은 증시 상황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해 변동성이 크지만 랩어카운트(Wrap account∙투자일임계약) 형태의 고액자산관리 서비스는 장세와 무관하게 일정한 보수를 얻을 수 있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은행 또는 대기업 계열사이거나 우량한 금융계열 자회사를 가지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VIP고객들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어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고액자산관리 부문에서 자리매김하기가 점점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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