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코리아(Buy Korea)의 서막인가, 탐욕행진의 출발인가.’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계 투자회사인 캐피털 리서치앤매니지먼트 컴퍼니(CRMC)가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캐피털은 더구나 최근 현대자동차의 주식을 대거 매입, 지분을 5.07%로 늘려 기존 보유지분을 포함 캐피털그룹 차원으로 10% 이상을 확보, 사실상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시장에서는 “CRMC의 경우 소버린과 같은 경영권 장악 시도는 하지 않겠지만 고배당 요구 등 간접적인 경영 간섭 등을 펼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CRMC가 경영권 장악을 시도한 적은 없지만 경영권 간섭은 가능하다”며 “한때 삼성전자의 본사 이전, LG전자의 백색가전 포기 등을 권고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CRMC가 보유 하고 있는 22개 종목은 현대자동차ㆍKTㆍ대림산업 등 대형주부터 자화전자ㆍ대구은행ㆍ성신양회 등 중소형주까지 다양하다.
CRMC는 이밖에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지분을 7.51% 가지고 있고, 또 최근에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지분도 늘려 각각 10.33%, 8.15%를 취득, 사실상 최대주주로 올라서 있다.
특히 지난 9월 방한, 삼성전자ㆍ현대차ㆍ신한지주ㆍSK㈜ 등을 방문했던 캐피털그룹의 유로퍼시픽그로스와 뉴 퍼스펙티브펀드는 성장주에 장기투자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현대차의 주식을 대거 매입한 펀드 역시 양대 펀드가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CRMC는 하반기 들어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는 양상이다. 최근 5% 이상 지분을 신규 취득한 종목도 성신양회(5.05%), 현대자동차(5.07%) 등 8월 이후 총 5개 종목에 달한다.
CRMC측은 이에 대해 투자목적을 단순투자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SK㈜와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시작되면서 CRMC의 지분매입에 대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최태원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SK그룹의 경영권을 뒤흔들고 있는 소버린자산운용도 당초 공시에서는 SK㈜ 지분매입 목적을 ‘수익창출’이라고만 밝혔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외국인 지분이 높다고 해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면서도“일부기업의 경우 최악의 상황을 대비, 경영권 방어를 위해 꾸준히 지분매입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