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양대 타이어 기업 '엇갈린 행보'

한국타이어-금산 생산라인 증설등 국내공장 공격적 투자<br>금호타이어-상반기 美공장 착공등 해외거점 확대에 올인


‘한국타이어는 국내로, 금호타이어는 해외로.’ 국내 타이어 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기업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한국타이어는 금산공장을 증설하는 등 국내 공장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시키는 반면 금호타이어는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한국타이어 측은 최근 “오는 9월까지 1,430억원을 금산공장에 투자해 초고성능타이어(UHP) 생산라인 등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천명했다. 이를 통해 현재 5만본 정도의 하루 생산량을 6만2,000본으로 늘릴 예정. 해외에서는 중국 2곳과 헝가리 1곳 등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추가 증설 계획은 없다. 허기열 한국타이어 한국지역본부 사장은 “경쟁사들이 모두 해외로 눈을 돌리지만 한국타이어만큼은 오히려 국내 공장을 더 증설하고 있다”며 “균형 있는 투자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공장 3곳을 운영하는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를 통한 원가절감을 위해’라는 명분 아래 최근 베트남 빈즈엉성에 연산 315만본 규모의 공장을 또 준공했다. 올 하반기에는 중국 난징에서 트럭ㆍ버스용 타이어 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올 상반기 중에 내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외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해외 생산량이 연산 3,400만본에 달해 국내 생산량(3,100만본)을 넘어서게 된다. 국내에서는 노조와의 마찰도 감수하고 광주공장에서 400~8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중이다. 같은 업종의 두 회사가 판이한 경영전략을 펴는 것에 대해 업계는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한국타이어는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데다 조양래 회장의 아들인 조현범 부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이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해외 공장보다는 국내 공장에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최근 불거진 ‘작업장 돌연사’ 사건을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공장설비에 대한 투자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에 대한 박 회장의 의지가 강하고 광주공장 등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해외 공장에 비해 워낙 떨어지기 때문에 해외 공장 증설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전세계 각 공장들의 생산성과 비용절감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는데 국내 공장의 실적이 해외 공장에 비해 현저히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효율적인 글로벌 소싱을 위해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보다 실리를 택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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