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순위(매출기준) 9위에 올랐다. 기업순위 50위를 기록했던 2011년에 비해 무려 41계단이나 뛰어오른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업순위 도약은 기업통합의 결과다. 이 회사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전신으로 삼성전자 LCD사업부 등이 합쳐 탄생했다. 통합을 통한 매출 시너지 효과와 주력 품목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이 커지면서 기업순위 상승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해마다 국내 기업순위는 엎치락뒤치락하는데 이 같은 변화에는 기업통합과 매출 시너지 외에 어떤 요인들이 작용하는 것일까.
17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기업의 2012년 매출(연결기준)을 토대로 국내 1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전자와 자동차 군단의 약진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또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린 기업들이 순위가 상승했으며 중공업ㆍ철강 등의 기업순위가 하락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2011년 매출(본사) 기준 국내 10대 기업은 1위가 삼성전자, 2위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 3위 GS칼텍스 등이다. 4위는 현대자동차, 5위 포스코, 6위 에쓰오일, 7위 LG전자, 8위 기아자동차, 9위 SK네트웍스, 10위 현대중공업 등의 순이었다.
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2011년 국내 10대 기업의 면면을 보면 삼성전자가 1위를 자치하는 가운데 에너지ㆍ정유가 그 뒤를 이었다"며 "종합상사와 철강ㆍ중공업이 10대 기업에 등재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2년 회계기준이 연결로 바뀌고 업종별로 시황 편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10대 기업의 순위에도 적잖은 변화가 나타났다.
2012년 10대 기업 1위는 2011년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매출이 201조원으로 2위와 격차를 더 크게 벌린 것이 특징이다. 눈에 띄는 것은 2위에 현대자동차(84조5,000억원)가 오른 점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매출 100조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현대차와 더불어 해외 시장에서 급속히 성장하는 기아자동차 역시 6위를 기록하며 2011년보다 순위가 상승했다.
3위는 SK에너지ㆍSK종합화학 등을 자회사로 둔 SK이노베이션이 차지했다. 4위는 LG전자로5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가 10대 기업에 오른 점이다. 이에 따라 10대 기업에 전자업종 기업인 삼성전자ㆍLG전자ㆍ삼성디스플레이ㆍLG디스플레이 등 4개가 포진하게 됐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자업종의 경우 세계 1위와 2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내외 시장 침체의 영향을 덜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SK네트웍스와 현대중공업 등 2011년 10대 기업에 올랐던 이들 기업은 시항 악화 등으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2년 10대 기업의 면면을 보면 전자와 자동차 군단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한해 동안 세계 시장에서 양호한 성적을 올리며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는 게 작용한 것이다. 정유업종도 순위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상사 등 기존 업종은 어려움을 겪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10대 기업이 앞으로 전자와 자동차 위주로 재편될 여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 장기화 등으로 인해 올해 업종 간, 기업 간 부침의 편차가 더욱 클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