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29일] 맥도널드 한국 1호점

영양 불균형, 어린이 비만, 환경 호르몬 다량 검출, 거기에다 비싼 로열티 등 패스트푸드가 지니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다. 그러나 패스트푸드는 버젓이 우리 음식문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으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입맛을 확실하게 사로잡고 있다. 맥도널드ㆍKFCㆍ버거킹ㆍ피자헛 등의 패스트푸드는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미국 문화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소련과 동구권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가장 먼저 상륙한 것도 맥도널드를 비롯한 이들 패스트푸드였다. 이들 패스트푸드가 전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시대의 흐름과 유행, 거기에 따라 변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미리 읽고 대처했기 때문이다. 맥도널드가 1988년 3월29일 외국계 패스트푸드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서울 압구정동에 한국 1호점을 개점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압구정동은 유행, 명품, 외국 유학생, 성형미인 등의 이미지가 오버랩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배타적이고 확고한 이미지를 풍긴다. 당시만 해도 간편하게 먹는 햄버거는 새롭고도 신기한 미국의 문물이었다. 맥도널드는 압구정동에 1호점을 개점, 햄버거를 사먹는 오렌지족들에게 차별성과 묘한 우월감을 선사하며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존 식당과는 다른 패러다임, 친절한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 기다릴 필요가 없는 실용주의는 이들의 입맛과 분위기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금 국내에는 패스트푸드는 물론 베니건스ㆍ빕스ㆍ씨즐러ㆍ마르쉐 등 무슨 뜻인지도 모를 패밀리 레스토랑이 무차별적으로 상륙, 성업 중이다. 이러니 김치를 못 먹고 된장을 싫어하는 애들이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수십 년 뒤 김치에 고춧가루 대신 토마토케첩을 버무려서 먹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박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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