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라리자니 이란 핵협상 대표는 9일 이란은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탈퇴할 계획이 없으며 자국의 핵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논의된다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리자니 대표는 이날 도라 바코야니스 그리스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아테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NPT를 떠날 이유가 없다. 우리의 경우는 북한과 완전히 다르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은 핵 무기를 원치 않는다”고 거듭 확인한 뒤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은 유럽연합(EU)이 (문제 해결을 위한) 더욱 건설적인 역할을 할 여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라리자니 대표는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서 이란을 대신해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오래 전에 내놓은 제안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면서 “다만 러시아측 제안이 진전될 수 있지만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란 의회는 지난 7일 “핵 시설에 대한 강제적이고 즉각적인 사찰을 허용하는 NPT 부속 의정서에서 탈퇴할 것”을 정부측에 요청했었다.
한편 영국과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P5)과 독일의 외무장관들은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이란 핵과 관련한 현안에 대한 의견조율을 시도했으나 합의도출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