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규 조달청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조달청 국정감사에서 “지난 9월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신뢰에 손상을 입은 기관에 대해 조달청 직권으로 전문검사기관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선급의 선박전문검사기관 지정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한국선급이 세월호에 대한 부실 검사를 한 것으로 드러난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조달청의 전문검사기관 지정 관련 문제점을 지적한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홍 의원은 “조달청이 지정한 전문검사기관이 민간에서 공신력을 갖는데 승강기안전기술원, 선박안전기술공단 등 해당 기관들의 지난 수년간 검사 현황을 보면 대부분 합격률이 100%”라며 “이게 가능한 일인지, 과연 제대로 된 검사가 이뤄졌는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은 “조달청이 지정한 전문검사기관인 한국선급은 부실 선박검사를 한 세월호 참사의 주범”이라면서 “한국선급이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진행한 32건의 검사 결과도 신뢰할 수 있겠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청장은 “지난 5월에는 한국선급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서 한국선급에 대한 기관검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한국선급이 진행한 32건의 검사는 이미 완료됐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조달청 퇴직자가 유관기관에 취업하는 문제도 거론됐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조달청 주요 부서 퇴직자 중 상당 수가 한국마스협회, 한국조달연구원 등 산하단체에 재취업하고 있다”며 “조달청에 ‘조피아(조달청+마피아)’ 사각지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조달청이 발주한 정책연구용역 12건 중 8건을 한국조달연구원이 수주했는데 (한국조달연구원이) 전문연구기관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너무 지나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