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매출은 다소 늘어났지만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둔화,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수익성은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부 악재 때문에 마진 축소를 무릅쓰고 판매에 나서다 보니 순이익은 20%나 줄었다.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489개 12월 결산법인의 2011년 매출액(K-IFRS 연결기준)은 전년보다 15.90% 증가한 1,662조3,17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02조8,809억원으로 전년보다 4.94% 줄었고 순이익은 19.84% 감소한 70조2,099억원에 그쳤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19%로 전년(7.55%) 보다 크게 나빠졌고 매출액 순이익률도 4.22%로 1년새 1.88%포인트나 줄었다. 아울러 지배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종속회사 소유지분 순이익도 63조7,3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73%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 석유제품의 수출 호조로 운송장비와 화학업종의 실적 호전이 눈에 띄었고 내수업종에서는 유통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호전됐다.
하지만 원유가격 상승과 운임하락으로 운수창고업은 적자로 돌아섰고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종이목재업도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과 운수장비업종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9.09%, 3.61% 늘었으나 전기전자, 기계, 철강 등은 전년 대비 흑자폭이 각각 46.74%, 36.09%, 18.27%나 줄었다. 서영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팀장은 “글로벌 경제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기전자, 운수창고업 등의 수익성이 감소했고 건설업의 부진도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기업별로 보면 지난해 매출액 상위 20개사 가운데 S-OIL의 매출 증가율이 55.59%에 달해 가장 높았고 이어 포스코(43.96%), 현대중공업(43.84%)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2개사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각각 2.69%, 4.78%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65조원의 매출을 올려 1위를 지켰고 SK는 111조2,170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한편 K-IFRS 개별기준(616개사)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보다 11.70% 증가한 1,107조1,851억원으로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5조2,180억원, 44조6,850억원으로 14.60%, 25.0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분석대상 기업 616개사 가운데 개별기준으로 475개사(77.11%)가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으나 141개사(22.89%)는 적자를 보였다.
장희종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기업들은 국제 유가 상승 속에 경기 불황으로 마진 훼손을 무릅쓰고 제품 판매에 나섰다”며 “올해도 경기 회복이 강하진 않지만 기업들의 수익성은 다소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