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 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광고 시장에는 '포스트 소치' 열풍이 불고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후원사가 아닐 경우 국가대표 선수들의 얼굴이나 경기 모습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기 때문에 제한이 풀리는 27일을 기점으로 '포스트 소치'를 노리는 광고 마케팅이 펼쳐진다. 특히 은퇴하는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와 '빙상여제' 이상화 선수 등 금메달 리스트가 등장하는 CF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광고대행사 이노션은 오는 27일 이상화 선수가 등장하는 '기아자동차 K5-놀라움을 멈추지 마라' 편의 새 광고 영상을 공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올림픽 개막 전 이 선수가 연습 도중 흘리는 땀방울에 초점을 맞췄던 광고의 후속 버전이다. IOC 공식후원사가 아닌 기아자동차는 올림픽 기간에는 대역을 활용한 광고를 내보냈지만 제한이 풀리자마자 금메달리스트인 이상화 선수가 직접 K5를 운전하는 모습을 담았다.
올 1월 이상화·심석희 선수와 후원계약을 맺은 KB금융도 이르면 오는 28일 선수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는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후원 선수인 김연아·이상화·심석희 선수 3인방이 나오는 방안을 중심으로 다양한 광고 시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고생한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게 이번 광고의 주제"라고 설명했다. 영상에 담길 문구는 '여러분의 금빛 노력에 축하를 보낸다'로 알려졌다.
올림픽 기간 내 공식 후원사라는 지위를 십분 활용했던 삼성전자도 지난 24일부터 '갤럭시 노트 3-이제는 평창'편을 시청률 높은 프라임타임대에 내보내며 '포스트 소치' 대열에 앞장서고 있다.
소치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정한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E1, 동서식품, 로만손, LS네트웍스 등도 올림픽 관련 마케팅을 시작하기 위해 시기를 저울질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S네트웍스는 김연아 선수와 함께 올 상반기 신제품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협의하기로 했고 동서식품이나 E1, 로만손 등도 이르면 3월부터 김연아 광고를 다시 찍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광고계가 스포츠 스타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들이 보여준 열정과 노력, 근면성실함 등이 브랜드나 상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소비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국내 광고계에서 스포츠스타를 빅모델로 기용해온 사례는 많다. 프로야구 초창기 MBC청룡을 이끌었던 백인천 전 감독은 지난 1982년 '게브랄티'라는 종합영양제를, '차붐'의 주인공인 차범근 전 감독은 1986년 아모레퍼시픽(옛 태평양)의 '피어리스맨 88'을 광고했다. 이후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휩쓸며 '아시아의 인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최윤희 선수도 1987년 음료 '포카리스웨트'의 초대 광고모델로 활약했으며 왕년의 탁구 스타 현정화 선수도 80년대 한국화장품의 모델로 인기를 끌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광고계로서는 대중이 선호하는 스포츠스타를 시의적절하게 모델로 기용,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