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등 가격인상 압박 커질듯 포스코 철강값 19% 인상 박태준 기자 june@sed.co.kr 포스코가 예상대로 철강제품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다. 최근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등 인상 요소가 충분하지만 단번에 20%에 육박하는 인상률은 여타 산업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회사 측은 “중국 바오산제철이 호주 리오틴토와 철광석 수입가격 협상에서 96% 인상에 합의함에 따라 원가 압박이 가중된데다 중국산 철강 등 수입철강류 가격이 국산보다 높은 시장 왜곡현상 때문에 고심 끝에 이 같은 인상폭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의 가격 수준으로는 철강을 납품받은 가공업체들이 곧바로 해외시장에 내다팔아도 상당한 마진을 얻게 되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차업계 “자동차 가격 인상 압박 요인”=포스코의 이번 결정으로 자동차와 조선 등 철강 수요가 많은 후방산업은 당장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현대자동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고유가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실적이 급감하고 있는데 철강재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세번째 올랐다”며 “자동차 가격 인상을 원가절감이나 환율효과로 막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역시 가격 인상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차 측은 “하반기에 150만대를 생산한다고 했을 때 포스코의 냉연강판 가격 인상과 다른 냉연업계의 동반 인상까지 고려하면 올해 원가 부담액은 당초보다 2,500억여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우리가 국내 완성차업계에 공급하는 냉연강판 물량은 연간 240만톤으로 이중 인상 후 가격이 적용돼 연말까지 공급될 물량은 110만톤으로 자동차업계의 올해 원가 상승 규모는 1,800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특히 대부분의 후판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 조선소들은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중소 조선업체의 한 관계자는 “톤당 1,300달러 안팎에 달하는 중국산 후판으로는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 그나마 포스코 물량을 받아 마진을 확보했다”며 “이제는 그마저 힘들어지지 않겠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포스코 “시장왜곡 막기 위한 조치”=포스코는 원자재 가격 급등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월 브라질 발레사가 철광석 가격을 전년 대비 65% 인상한 데 이어 호주의 리오틴토와는 80% 인상 수준에서 이번주 안으로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주 원재료인 유연탄의 경우 이미 지난해보다 200% 안팎 인상하는 것으로 개별 협상이 매듭지어지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산보다 낮은 가격 구조를 깨야 하는 것도 포스코에는 과제였다. 포스코 열연제품 가격은 외국산보다 톤당 38만원, 후판은 중국산과 비교했을 때 54만원까지 격차가 나 있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들은 포스코 제품을 쓰지 않는 중소기업에도 포스코 가격을 기준으로 납품하도록 종용하는 등 외국산과의 가격 격차가 오히려 중소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현욱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가격차에 따른 시장왜곡이 심각한 상태였기 때문에 인상폭이 크기는 하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