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기업들 '면접관 교육' 강화한다

신입사원 이탈 늘자 "애사심 인재를 뽑자"<BR>구직자들 면접 철저 대비…변별력 떨어져<BR>언변·외모 아닌 내면평가 다양한 기법 교육

면접관 교육을 통해 신입사원 면접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13일 인크루트에 따르면 에너지관리공단, 우리은행, 대림산업, KTF 등 주요 기업들이 면접관에 대한 사전 교육을 실시한 뒤 이들을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이는 최근 신입사원의 이탈을 늘어나면서 애사심을 갖춘 인재를 선발해야 할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구직자들이 사전에 면접에 철저하게 대비하면서 단순 시험만으로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선발하기가 어려워진 것도 면접과 교육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요즘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시험에 합격한 뒤 반년도 안 돼 입사를 포기하는 이탈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요 대기업도 신입사원의 20% 가량이 입사를 포기하거나 중도에 사표를 던질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 기업의 비용증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신입사원 이탈률이 갈수록 높아지자 ‘충성도가 높으면서 자사에 맞는 인재’를 면접 자리에서 일찌감치 가려내기 위해 면접관의 자질을 높이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토익(TOEIC) 고득점자나 각종 자격증 취득자가 늘어난 것도 신입사원 면접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객관적인 평가 수준이 비슷한 지원자들로 면접장이 채워지는 데다 이들이 면접장에서 앵무새처럼 비슷하게 답변하고 있어 짧은 시간 면접만으로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선별하기 어렵다는 면접관들의 호소도 늘고 있다. 실제로 구직자들은 인터넷 취업 커뮤니티에서 기업별 면접질문 내용과 그에 대한 모범답안 내용을 쉽게 얻고 있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회사(A사)와 경쟁사(B사) 둘 다 합격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까다로운 질문에도 “선택해야 한다면 A사를 선택하겠습니다. 저는 최고 기업에서 배우고 싶고 최고가 되고 싶지 2인자가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하라고 권하고 있다. 기업들이 자사에 맞는 인재 채용을 위해 면접 비중을 높이고 면접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면접을 까다롭게 실시하자, 이에 대비해 구직자들도 면접 족보를 구하고 모범 답안까지 숙지해 면접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히려 면접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다. 또 면접시험의 경우 다른 전형에 비해 면접관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도 면접관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도 면접관 교육이 늘고 있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처음으로 면접관 교육에 나선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면접을 진행하는 면접관이 임원이나 부서장들이기 때문에 사람을 보는 눈들이 있지만 취업난 속에서 응시자들이 면접에 관한 연구를 워낙 많이 하고 지원하다 보니 이러한 응시자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면접 기술이 필요해졌다”고 교육이유를 설명했다. 면접을 마케팅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서서히 자리잡고 있는 것도 기업들이 면접관 교육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면접 교육을 진행했던 한 공사 관계자는 “면접관 역시 지원자들로부터 면접을 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 준비 없이 면접에 임하는 것은 기업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원자들은 잠재 고객이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도 면접관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노주선 한국인성컨설팅 대표는 “핵심인재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자사에 맞는 인재를 골라내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면접관 교육을 시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충성도 높고 기업문화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뛰어난 언변이나 수려한 외모가 아닌 면접생들의 내면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에 대해 중점을 둬 강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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