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두달만에 무너진 스웨덴 연정

'反이민' 내건 극우정당 반대로

예산안 부결… 내년 조기총선 제안


지난 9월 총선에서 불안한 걸음을 떼었던 스웨덴 사회민주당 연립정부가 출범 두 달여 만에 붕괴됐다. 직접적인 이유는 예산안 처리 실패지만 이면에는 유럽을 휩쓸고 있는 반이민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는 3일(현지시간) 의회가 정부 예산안을 부결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에 다시 총선을 치를 것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총선 예정일은 내년 3월22일이며 정부가 최소 3개월간 유지돼야 한다는 스웨덴 헌법에 따라 오는 29일에야 조기 총선이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정치안정과 탄탄한 경제로 정평이 난 국가로 조기총선을 치르는 것은 1958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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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등으로 구성된 스웨덴의 소수 연립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수십년 만의 최약체 정권이라는 우려 속에 불안한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8년간 정권을 장악했던 중도우파 야권연합의 강력한 견제에 더해 캐스팅보트를 쥔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이민정책 강화를 요구하며 발목을 잡았다. 특히 원내 제3당인 스웨덴민주당은 난민수용 90% 축소 등 이민정책을 대폭 강화하지 않는 한 정국운영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위협해왔으며 결국 이날 예산안 표결에서 실행에 옮겼다. 스웨덴 민주당 고위간부인 마티아스 칼손은 이날 "이번 선거 캠페인을 이민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스웨덴민주당의 부상으로 수십년 동안 난민수용에 대해 개방적 입장을 유지해온 스웨덴의 정치풍토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계에 따르면 스웨덴은 지난해 1인당 가장 많은 수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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