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제난과 고실업률로 일자리를 찾아 고국을 떠나는 아일랜드인들의 엑소더스 행렬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의 자국 유입을 우려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영국 이민자문위원회의 권고대로 이민자 수를 적정 수준으로 통제할 방침을 시사했다. 아일랜드 발 실직 이민자들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내셜타임스(FT)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민자문위원회의 공식 질의서에서 ”외국인 이민자 규모가 수용할 수 없을 만큼 높다”며 “이민자수를 줄이겠다는 총선 공약을 지키기 위해 이민자문위원회 권고대로 이민자들에 대한 비자 승인 건수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계와 학계 전문 인사들로 구성된 영국 이민자문위원회는 현 연정이 2015년까지 유학생 및 가족 비자 발급 건수를 8만8,000개 정도 줄이고 영국으로 들어오는 노동자를 최고 13~25%까지 감축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이 같은 캐머런 총리의 발언은 옆 나라 아일랜드의 실직자들이 대거 영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급성장하는 경제로 일자리를 찾아 아일랜드로 이주하려는 이민자들이 많았으나 재정적자 상태를 겪으면서 지난해에는 6만 5,000여명 올해는 12만 명이 되레 아일랜드인들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일랜드 인구의 2.4%에 해당한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영국으로 아일랜드 토박이들이 물 밀듯이 밀려들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일랜드는 지난 19세기에 감자 흉작으로 당시 100만명 이상이 이민을 떠나고 또 경기 침체를 겪었던 1930년대와 50년대 1980년대에도 대규모 해외 이민 열풍이 불었다. 이들은 주로 같은 영어권 국가인 호주, 영국, 미국, 캐나다로 떠났으며 특히 영국이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최소 30%를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머런 총리는 보수당이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이민문제 처리에 대한 국민적 지지 때문이었다며 비유럽권 국가건 인근국가 건 이민규제 방침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