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지나면서 일자리가 온 국민의 관심사로 대두된 지 오래다. 경제적으로 볼 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임금을 더 낮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 수요를 높이기 위해 경제 전체가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사회 여건에서 임금을 더 낮추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지속적인 성장의 길을 모색하는 수밖에 없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 기업가정신이다.
일자리 창출 기업을 롤모델로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석학들의 이론을 통합해 내린 정의를 보면 기업가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신시장과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기업가의 활동은 기업가정신의 출발점이다. 기업가정신은 공공 부문, 정치, 사회, 문화 등 어디서건 필요하지만 가장 탁월하게 발휘될 수 있는 영역은 경제, 더 좁혀보면 기업이다.
한국 기업가정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기업체 수 현황을 살펴보자. 대기업은 지난 1996~2007년 사이 약 85% 감소했고 대기업 고용도 50%가량 줄었다.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0.6% 늘었고 중소기업 고용도 32.5% 늘었다. 하지만 제조업 분야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1인당 부가가치 생산성ㆍ임금 격차(2006년 기준)가 각각 33.2%, 53.3%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 11년 동안 좋은 일자리가 빠르게 감소해왔음을 알 수 있다.
1960~80년대에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을 구가한 원동력 중 하나였던 한국적 기업가정신이 다시 그리워지는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불가능을 뚫고 위험을 감수하며 사업을 일구고 경쟁기업을 따돌려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기업과 기업인들에게 정부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 국민의 지지와 동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래야 중소기업을 넘어 세계적 강소기업ㆍ대기업으로 성장하려는 기업과 기업인들이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다.
성공적인 대기업은 수천개 협력 중소업체의 성장을 동반한다. 관련 중소업체와의 적극적인 상생경영을 도모하지 않고는 대기업의 지속적 성공도 보장될 수 없다. 따라서 벤처기업과 기존 중소기업에서도 기업가정신이 활발하게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중소기업 가운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강소기업은 적극 발굴ㆍ홍보해 사회적 역할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일본 오카노공업은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과 일본 대기업 관계자들도 앉아서 맞이할 정도도 콧대가 높은 오카노공업은 사장을 포함해 단 6명의 직원이 세계의 어떤 기업도 만들지 못하는 고난도의 금형과 프레스를 생산, 연간 6억엔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사업 특성을 고려하면서 중소기업에서 과감히 벗어나려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는 중소기업인에게 성장할 때 더 유리한 세제혜택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벤처기업은 늘고 있지만 스타 기업이 탄생하지 못하고 있다. 유능한 인재들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스타 벤처기업을 많이 배출한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을 확실하게 차별 지원하는 것도 기업가정신의 싹을 돋우는 길이 될 수 있다.
中企 성장위해 세제혜택 필요
물론 기업가정신도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달라져야 할 부분이 있다. 하지만 역동적 기업가정신이 질투와 시샘의 대상이 되기보다 사랑받고 존경받는 사회는 경제적으로 풍요한 사회일 뿐 아니라 각 개인의 잠재력이 존중되는 젊고 활기찬, 멋진 사회일 것이다. 정부와 경제5단체가 개최하는 '제2회 기업가정신 주간(10월26~11월8일)'이 기대되는 것도 기업가정신이 젊고 활기찬 사회로 가는 열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