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위기의 글로벌 PC산업

"조립산업 추락"…새판짜기 시동<br>시장 포화상태…"내년 PC산업 최악의 해" 전망도<br>中레노버등 급부상, 10대메이커 일부 퇴출설까지<br>제품 고부가^차별화로 승부 걸고 블루오션 찾아야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위기의 글로벌 PC산업 "조립산업 추락"…새판짜기 시동시장 포화상태…"내년 PC산업 최악의 해" 전망도中레노버등 급부상, 10대메이커 일부 퇴출설까지제품 고부가^차별화로 승부 걸고 블루오션 찾아야 신화는 끝난 것인가. 과거 정보기술(IT) 혁명의 선두주자였던 PC 산업. 화려했던 시대는 가고 기술 집약 산업에서 조립 산업으로 추락하는 처지를 맞고 있다. 그 우울한 상황 속 한편에서 빠르게 일고 있는 세계 PC업계의 재편의 의미는? 다가온 산업 컨버전스의 시대 글로벌 PC 업계가 나가야 할 길을 전망해본다. 글로벌 PC업계가 어려움에 빠진 건 최근의 일은 아니다. 2000년대 들어 기술 진입 장벽이 사라지면서 이미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일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 속에도 최근 흔들림이 커지고 있는 지구촌 PC업계의 지각 변동은 다가오는 산업간 컨버전스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진통의 측면도 있다. 단순 조립산업으로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과거 명예를 회복할 것인가. 중대 기로에 서 있는 글로벌 PC시장에 있어 올해와 내년은 그 어느 때 보다 전망이 어둡기에 또 한편으론 중요한 해이기도 하다. ▦점증하는 PC 산업 위기론=타임이 컴퓨터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지난 1982년. 당시 만해도 정보기술의 선두주자였던 PC 산업의 열기는 마냥 이어질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던 PC 산업이 본격적인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건 지난 2002년 이후. 무엇보다 PC 보급률 증가와 신규수요 감소로 인해 전체적인 수요 증가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구조적으로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거기에 중국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대량 생산으로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어 시장 재편이 빠르게 이뤄진 게 어려움을 보탰다. PC개념 변화와 함께 기술 혁신이 성숙기를 맞아 기술 혁신과 수요확대라는 산업의 선순환 구조가 타격을 받는 상황 속에 최근 PC 산업은 기술 산업에서 조립 산업으로 추락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금액 기준으로 연평균 세계 PC 시장 성장률은 오는 2008년까지 4% 아래 수준에 머물 것이고 특히 내년은 PC 산업 최악의 해로 전망됐다. 실제 수익 하락에 대한 메이저 기업들의 고민은 깊다. 1위 업체인 델을 제외한 나머지 2~5위 PC 기업들의 지난해 평균 영업 이익률은 불과 1.6%. 그 나마 -1.2%였던 지난 2002년의 상황에서 구조 개혁을 통해 개선된 수치다.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글로벌 PC 산업의 위기론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업계 판도도 큰 변화=최근 글로벌 PC업계에 나타나고 있는 큰 변화는 대략 2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대형 후발 업체들의 등장, 그리고 업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 추세다. 먼저 델을 제외한 IBM HP 등 과거 시장 주도 PC 업체들이 급격히 퇴조하고 중국 레노버, 대만 에이서 등 후발 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생산기술이 보편화되면서 품질로는 차별화가 점차 어려워지는 가운데 후발업체들이 쏟아놓는 저가 PC로 가격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다. 올 2분기 기준 세계 PC 시장 점유율 순위는 중국 레노버와 대만 에이서가 델 HP에 이어 각각 3ㆍ4위로 올라앉아 과거 컴팩 델 HP IBM 등 4대 메이저 체제를 완전히 바꾸었다. 변화는 계속돼 가트너는 오는 2007년까지 세계 10대 PC 메이커 중 3사의 퇴출을 예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메이저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업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상위 5대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996년 31%에서 1999년 40%를 넘어선 후 2004년까지 47.2%까지 상승했다. 레노보의 IBM PC 빅딜을 신호탄으로 큰 기업은 더 커지고 작은 기업은 생존조차 어려워 지는 양극화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블루 오션을 찾아라, 장기전에 대비해야=성장 단계가 아닌 성숙 단계로 들어선 글로벌 PC업계에서의 생존은 결국 제품의 고부가 가치화와 차별화가 관건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경쟁시장(레드오션)에서 비경쟁 시장(블루오션)으로 신속히 옮겨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산업연구원은 이와 관련 기술 컨버전스와 정보기기의 소형 경량화 추세에 맞춰 PC 산업의 미래는 차세대 PC의 기술 흐름을 얼마나 빨리 정확히 파악하고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좌우될 것이라며 차세대 PC 기술 선점이 기업들에 절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MP3 플레이어 ‘아이팟’ 을 성공시킨 애플의 사례에서 보듯 PC업계의 향후 진로와 관련 사업 다각화는 특히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지구촌 가정의 거실 점령을 놓고 TV와 벌이는 한판 싸움은 이 같은 관점에서 PC 업계로서는 총력전을 펼칠 만하다. 지난 주 영국 일간 선데이텔레그라프지는 이와 관련 대형 LCD 모니터 등으로 안방을 점령하려는 PC와 인터넷 기능과 HDD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이려는 TV 업계의 안방 점령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며 어려움 속 PC업계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같은 싸움은 홈네트워크의 기본 장비인 홈 서버를 PC에 두느냐 TV에 두느냐가 결정되는 오는 2010년쯤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PC 업계는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 놔야 할 입장이다. 경제학의 제품 주기 가설이 주는 교훈처럼 특히 선진국들의 경우 기술 개발과 효율적 마케팅 전략을 무시하면 결국 주기적 순환 관계의 고리에서 이탈되며 경쟁에서 낙오될 수 밖에 없다. 그 같은 사실을 우리는 잘나가던 일부 PC 업체들의 몰락으로부터 최근 경험한 바 있다. 지금 글로벌 PC 산업은 분명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컨버전스ㆍ차세대 PC 개발 등을 통한 PC 산업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만은 않다. 무엇보다 그 점이 글로벌 PC 업체들의 도전이 이어져야 할 이유다. 입력시간 : 2005/08/3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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