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ㆍ헝가리 등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거렸지만 국내 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발행하는 외화채권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수출입은행이 대만에서 진행한 2억7,000만달러 규모의 '포모사 본드'는 도이치뱅크와 대만의 메가뱅크ㆍ대만은행이 참여해 순식간에 전량 인수됐다. 포모사 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회사가 대만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발행한 채권의 명칭이다. 대만은 포모사 본드의 발행자격을 국제금융기구 등 초우량 금융기관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아시아 금융기관으로는 수출입은행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번에 발행된 수출입은행의 포모사 본드는 3년6개월 만기 고정금리 달러표시 채권으로 발행금리는 2.65%다. 이는 미국ㆍ유럽 등 달러조달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것보다 20~30bp(1bp=0.01%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기존에 발행한 해외채권의 유통수익률은 다소 상승하고 있지만 신규 발행할 경우 다른 국가의 채권들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달금리 조건으로 외화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이진균 수출입은행 외화조달기획팀장은 "기업설명회(IR)를 통해 해외투자가들이 국내 은행과 기관들의 해외채권을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대만 투자자들의 반응에 맞춰 추가 발행 여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해외공모채를 처음으로 발행한 광물자원공사의 경우 3억달러 모집에 26억달러의 주문이 몰렸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175개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발행규모의 8.7배에 달하는 매수주문을 쏟아냈다. 또 지난 4월 말 하나은행이 5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발행했을 때에는 총 220개 해외 투자가들이 발행금액의 7배에 달하는 34억달러의 주문을 냈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발행금리는 올해 시중은행 및 기업들이 발행한 해외채권 중 가장 낮은 4.534%였다"며 "동유럽 사태가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어 조달금리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동유럽 사태가 터졌을 당시 국내 은행들은 조달금리 상승을 우려해 해외채권 발행시기를 연기하거나 관망하는 입장을 보였었다"며 "하지만 한국물에 대한 해외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조달금리 여건도 개선되고 있어 채권발행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