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조절을 통해 성장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대학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입증해냈다. 이병주(49·신경분자생물학ㆍ사진) 울산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는 11일 발간된 내분비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엔도크리놀로지’ 12월호에서 ‘사춘기 시작의 신비를 밝힌 키네신 결합단백질 KAP3가 글루타메이트 신경세포에서 특이적으로 합성돼 글루타메이트의 분비를 조절함으로써 여성의 사춘기를 조절한다’는 논문을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이교수의 논문 내용은 이 잡지 12월호 표지를 장식했다. 이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뇌 시상하부에서 키네신 결합단백질(KAP3)의 합성을 억제하면 축색돌기 말단에서 시냅스 소낭 감소와 함께 글루타메이트의 분비가 억제되고, 뒤 이어 생식소 자극 호르몬 분비호르몬(GnRH) 분비가 억제돼 사춘기 개시가 지연됨을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KAP3가 포유동물 뇌 시상하부의 글루타메이트 신경세포에서 특이적으로 합성돼 신경전달 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분비를 조절함으로써 여성의 사춘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숙에 의한 뼈 성장판의 조기 폐쇄와 이에 따른 아동의 키 성장 저하 문제가 소아내분비 분야에서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번 논문은 글루타메이트 분비를 적절히 조절하면 사춘기 개시 시기를 조절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학계는 분석했다. 한편 이 교수는 뇌 신경세포의 발생과 분화과정 조절에 관한 연구를 주로 수행하면서 지난 2000년 미국 오레곤 국립영장류연구소 세르히오 오제다(Sergio R. Ojeda) 박사와의 공동연구로 사춘기 개시 기작에 대한 총설을 내분비학 분야 대표적 리뷰저널인 ‘리센트 프로그 호레스’에 발표하는 등 국내 몇 안 되는 사춘기 개시 기전 연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