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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한국건축문화 대상] "이제는 '작은 개발'이 필요한 때"

■ 건축문화 토론회

"작은 개발은 점진적인 개발이며 조금 더 '건전한 개발'입니다."

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건축문화, 지금 어디에 있는가' 토론회에서는 '작은 개발'이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재건축·재개발 등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개발에서 벗어나 도시공간의 특성을 살리는 개발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토교통부와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함께 바람직한 건축문화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가 진행을 맡았으며 박인석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와 영화 '건축학개론'의 주요 건축물 설계자로 알려진 구승회 크래프트 대표 등이 참석해 주제발표를 했다.


'꿈과 고민의 거울'이라는 주제로 첫 발표에 나선 구 대표는 작은 개발을 "도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며 기존 길과 거리의 조직과 공존하는 개발"이라고 정의했다. 구 대표는 과거 건축주들이 건축물을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했다면 최근에는 '좋은 건축'에 대한 욕구를 소규모 개발을 통해 실현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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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한 개념이 '중간 건축'이다.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가 저서 '길모퉁이 건축'에서 밝힌 중간 건축은 "가장 보편적인 땅 위에, 가장 보편적인 기능을 담고, 가장 보편적인 규모로 서 있는 건축"이다. 이는 아파트단지나 고층 복합건물 등의 사잇길과 이면을 채우는 건축물을 뜻한다. 구 대표는 중간 건축이 존재하는 거리가 바로 "작은 숍, 젊은 아티스트, 디자이너들에 의한 실험과 시작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건축은 공공건물에도 적용된다. 박인석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는 '도시의 힘'이라는 발표에서 양적으로만 팽창한 공공건축 시스템을 비판했다. 박 교수는 전국에 분포한 공공건축물 15만동과 매년 새로 지어지는 공공건축물 6,000동에 시민들의 공공 감수성을 자극하는 시설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이에 따라 "시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된 소규모 공공건축, 공간, 시설을 기획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재원 디자인그룹오즈 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역시 경북 영주시 '풍기읍사무소' 등을 사례로 들며 작은 공공건축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풍기읍사무소는 풍기를 상징하는 도시의 아이콘이자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교차로, 공연·전시 등의 테마를 가진 도시의 플랫폼"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전형적인 공공건물과 달리 세 갈래 방향으로 뻗은 건물 형태 덕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와 함께 '2014 대한민국신진건축사대상' 시상식과 전시회도 열렸다. 대상에는 경북 청도 '혼신지 집'을 설계한 김현진 에스피엘케이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선정됐다. 연꽃으로 가득 찬 저수지(혼신지) 등 주변 자연과 건축물을 통해 소통을 시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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