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팔리는 제품만 만든다

"만들어놓고 팔던 시대는 지났다"…재고줄이기 백태<br>소비자 선호도 보고 물량결정 '반응생산'<br>유통업체 구매형태도 대량서 수시매입 전환

유통업계는 소비자의 반응을 보고 생산 및 유통에 나서는 시스템을 정립해 재고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IMF 이전 외형 늘리기에 급급해 된서리를 맞았던 업체들은 이후 총매출을 줄이되 실질적인 이익을 높이는 시스템으로 체질을 변화시켰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선호도를 지켜보고 생산량을 결정하는 ‘반응생산(QRㆍquick response)’이 업계의 화두로 부상했다. 제일모직은 올 상반기 ‘재고와의 전쟁’을 선포, 기획에서 생산까지 1달여 안에 끝내는 반응생산제를 적극 도입했다. 보통 아이템 기획에서 생산까지 3~4개월이 소요되지만 전물량의 생산과정을 1개월 이내로 줄여 실질적인 판매량을 늘렸다. LG패션도 5년 전부터 매장 창고를 축소하고 물류량을 통합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을 도입, 계절별 생산물량의 70%만 제작하고 30%는 ‘반응생산’을 통해 만드는 형태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악성 재고는 영업이익을 줄이는 주범이기 때문에 IMF 이후 소비자 반응을 보고 생산하는 시스템이 서서히 자리잡았다”며 “물류체계와 전산관리를 강화해 재고를 줄이고 이익률이 10% 이상 올라간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전자제품 등 유통업계도 대량매입을 줄이고 판매상황에 따라 수시로 발주하는 비중을 늘리는 상황이다. 하이마트는 생산기간이 수개월 소요되는 에어컨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한달 판매물량을 미리 매입했지만 내수침체로 재고부담이 커지자 올들어서는 대량매입을 수시매입 형태로 전환시켰다. 전자랜드21도 자체 예상판매량의 70% 정도만 발주하고 있다.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점차 짧아지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보수적인 제품구입을 통해 재고보유량을 낮추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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