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LPGA투어서 한국을 대표하는 삼총사들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원인은 무엇일까. 판에 박힌 답이지만 정확도가 떨어지고 퍼팅숫자가 많기 때문이다.박세리(23) 김미현(23) 박지은(21)은 한국은 물론이고 미LPGA투어 관계자들 모두 톱10 안에 이름을 올려 놓아야 할 스타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상금랭킹 24위 김미현을 정점으로 모두가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시즌 초반인데다 몸과 감각이 제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이해해도 조금은 실망스럽다.
올 시즌 통계 기록을 살펴보면 한국스타들이 캐리 웹, 애니카 소렌스탐에 뒤지는 이유는 정확도가 떨어지고 퍼팅난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박세리의 경우 라운드당 평균 퍼팅수가 31.25개로 랭킹 136위. 캐리 웹에 비해 무려 2.2개가 많다. 올시즌 박세리는 어떤 날은 26개 안팎의 퍼팅수를 기록하다가 다음날 34개를 훌쩍 넘어서면서 무너졌다.
김미현은 초반 거리가 늘어났다가 최근에 다시 줄어드는 경향이다. 남보다 10야드 가량 뒤처져 있어 그린을 노리는 다음 샷 때 한 클럽 길게 잡게 마련이며 그린적중률(66.1%·랭킹 39위)이 하락으로 이어졌다. 아니면 거리만회를 위해 잔뜩 힘을 써 페어웨이 적중률(69.4%·랭킹 84위)을 까먹었다.
박지은의 문제는 드라이버 정확도. 페어웨이 안착률을 높이기 위해 힘을 절약하면서도 251.4야드(랭킹 16위)를 날려보내는 등 ‘장타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그럼에도 페어웨이 안착률이 62.9%(랭킹 135위)에 불과해 결정적인 순간 정교한 샷을 할 수 없었다. 그녀 역시 현재의 퍼팅수(30.68개·랭킹 114위)에 문제점을 함께 노출했다.
로라 데이비스가 형편없는 페어웨이 적중률(59.1%·랭킹 152위)에도 불구하고 상금3위를 달리고 있는 까닭은 라운드당 29.6개의 퍼팅에 힘입어서다.
박세리 등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보름 가량의 휴식기 동안 ▲정확도 70%선을 넘으면서 ▲라운드당 평균 퍼팅수를 29개대로 끌어올기 위해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목표선을 채운다면 4월 중순부터 캐리 웹에 쏠렸던 관심이 한국쪽으로 넘어올 것이다.
박태훈 기자입력시간 2000/03/29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