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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강동윤, 승세를 확립하다

제3보(31~47) <br>○이세돌 9단 ●강동윤 9단 <2010 올레KT배 결승 제4국>



백32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수순이었다. 이태현3단은 사이버오로 생중계실에 참고도1의 흑1 이하 6을 진작에 올려놓고 있었다. 포인트는 백2로 모는 수순. 흑3이 불가피할 때 백4로 따내어 이 방면에 탄력을 만들어놓고서 6으로 우변을 수습하면 그런대로 백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는 해설이었다. 그러나 윤현석9단은 고개를 흔들었다. "견디기 어려울 겁니다. 흑3으로 따낸 수순이 너무도 위력적이니까요."(윤현석) 백36이 놓였을 때 이태현이 사이버오로에 올린 가상도는 참고도2였다. 우변을 몽땅 내주고 중원에 거대한 세력권을 만들면 백도 어떻게든 승부를 기약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였는데 윤현석9단은 이번에도 고개를 흔들었다. "그 코스는 백이 확실하게 지는 길입니다. 이세돌은 절대 그 길로는 가지 않을 겁니다."(윤현석) 과연 이세돌은 세력작전을 펴지 않았다. 백36 이하 40까지로 뒷맛만 조금 붙여놓고 우변을 백46까지 살렸다. 그러나 흑47이 놓이자 벌써 백의 비세가 눈에 보인다. "흑이 일찌감치 승세를 확립했습니다. 강동윤이 이 바둑은 놓치지 않을 겁니다."(김성룡) "도대체 이세돌이 왜 무리한 전투를 벌였던 걸까?"(필자) "실험적인 기분이었을 겁니다. 어쨌거나 전투밖에는 이기는 길이 없다고 생각했을 거구요. 그런 점에서는 강동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윤현석) 이세돌은 강동윤에게 이기려면 거칠게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강동윤도 똑같다. 이세돌을 이기려면 가장 거칠고 지독한 방식으로 싸우는 도리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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