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엔의 승인 없이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선다면 그 결과에 관계 없이 미국의 고립이 가속화하고 오랜 우방과의 동맹관계가 와해되는 결과가 예상된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6일 보도했다.
WP는 이라크전이 미국의 의도대로 신속하게 종료되더라도
▲전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혈 비극
▲이라크 국민의 대미 적대감
▲은닉된 생화학무기의 색출 실패
▲이라크 내 민주주의 정착 실패
▲다른 국가 및 지역에서의 예기치 않은 사건 발생 등 미국의 대의를 훼손할 수 있는 요인들이 산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분노한 세계가 미 정부에 등을 돌릴 경우 유엔에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이르는 모든 다자간 포럼에서 역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WP는 우려했다.
1970년대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상임고문은 최근 “미국은 지금 역사상 가장 고립돼 있다”며 “미국은 누구보다 강하지만 전세계를 호령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진퇴양난에 처한 북한 문제에서도 미국은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지낸 윌리엄 오덤 예일대 교수는 “이번 전쟁은 미국의 긴밀한 동맹 내부에 균열을 가져와 이라크를 취하는 대신 유럽을 버리는 결과를 낳을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 승인 없는 이라크전의 적법성과 관련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국제법상 자기방어나 유엔 안보리 승인 하에서만 무력사용이 인정되나 이라크에 의한 직접 위협도 없고 유엔 승인도 받지 못한 미ㆍ영의 독자 공격은 정당성을 인정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